힘겨루기의 당사자인 법무부 및 19개 주정부 진영과 MS는 말할 것도 없고
"MS마니아"와 "반MS 인사들"로 나뉘어 MS분할에 대해 치열한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로이 전개되는 MS사태는 미국사회의 "자체정화기능"을 실감케
한다.
극단의 힘대결로 치닫고 있는 MS사태에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기 시작했다.
연방법원 토머스 잭슨 판사는 18일 정부와 MS측 변호인들을 불러모아
"양측은 합리적인 타결책을 모색하는 데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가 타협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도 최근 타임 ABC방송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서라면 MS분할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정부 투쟁을 결의했던 종전의 강경 일변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MS사태가 극적인 전환의 가능성을 찾게 된데는 제 3자의 힘이 크다.
경제학 법학 컴퓨터 분야의 교수들이 중개 역할을 자임하며 "대학교수
협의회"를 발족시켜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추구하고 나선 것이다.
스탠퍼드대 티모시 브렌스넌 교수(경제학)가 이끄는 협의회는 지난 16일
연방법원과 MS 양측에 경고형식의 서한을 보냈다.
협의회는 서한에서 "사태해결의 본질은 독점지위를 분산시켜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데 있다"고 지적하면서 "법원은 기업의 창의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MS에 대해서는 "IBM 등에 자사에 유리한 증언을 하지 않으면
윈도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한 것은 도덕불감증"이라고 꾸짖으며 "기업은
불공정 거래를 삼가고 자유.공정 경쟁을 벌여야한다"고 따갑게 충고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이번 사태를 자유.공정 경쟁을 벌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술혁명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미 언론들은 협의회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정확한 사태인식과 시의적절한
충고가 극단의 대결로 확산될 수 있었던 MS사태를 진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잭슨 판사, 게이츠 회장의 대응도 원만한 문제해결 가능성을 높였다.
무슨 일이 터지면 서로가 극단으로 치닫기만 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보면서
자체정화기능이 살아 있는 사회를 부러워하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 방형국 국제부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