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은
우려되는 인플레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일환일 것이다.

FOMC는 그러나 앞으로의 금리정책에 대해서는 "중립(neutral)"이라고 밝혀
당분간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공식적으로 표명해둔 상태다.

금리인상 여부를 주시해왔던 미국 증권시장은 다우지수가 1백70포인트나
크게 오르면서 달러화 가치도 모처럼 강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고 아시아
증시 역시 도쿄와 상하이등에서 대부분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우리가 미국의 금리동향에 주목하는 것은 최근 수년동안 국제 금융시장간
동조화(syncronization)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미국 경제 동향에 따라
회복기에 있는 우리경제도 심한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수출)시장이 바로 "미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인들의 지출능력이 대미수출로 경제를 꾸려가는 나라들에 심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더욱이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인터넷등 초고속 정보망들이 발달하면서 각국
금융시장의 일체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결코 무시해서는 안되는
중대한 변화다.

아시아위기 이후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9월 이후 세번에 걸쳐 금리를 인하하면서 전세계 증권시장이
일제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 그런 예에 해당할 것이고 지난 7월 이후
한동안 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것도 미국이 지난 6월부터 긴축기조로
전환한데 그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정도다.

미국 경제가 기록적인 호황을 지속 중이고 내년에도 3% 후반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유럽도 긴축금융으로 돌아선다면 세계적인
고금리시대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또 아직 경기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일본이 지속적인 금융완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 우리경제에 매우 좋은 여건을 제공하고 있는 최근의
엔강세는 다시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는 수출을 크게 늘리면서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
서는 결코 바람직한 조건이 아니다.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이 현재의 국제경제 흐름을 역전시킬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도 장단기적인 파장이 밀려든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당국은 주식투자 자금등 국제자본의 유출입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점도
감안해 면밀한 대비책을 세워가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