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수익증권의 잔고가 최근 크게 늘어 시장자금이 주식형 상품에
몰리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채권형인 하이일드펀드가 통계상 주식형으로 잡히기 때문에 잔고가
늘어난 것이지 이 부분을 빼면 주식형 수익증권의 잔고는 오히려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17일 투자신탁협회는 지난 15일 현재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이 56조2천9백
93억원으로 전날보다 9천8백85억원이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날 설정된 1조2천9백20억원의 하이일드펀드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하이일드펀드를 제외하면 주식형 수익증권은 3천35억원가량 감소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설정된 하이일드펀드는 1조6천4백억원이다.

이기간중 주식형 수익증권은 8천8백6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이일드펀드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주식형은 이 기간중 7천5백40억원이나
감소한 셈이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BB-이하인 회사채같은 투자부적격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투기채권펀드이다.

사실상 공사채형 수익증권이다.

그런데 하이일드펀드에는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돼
있다.

현행 상품분류상 주식이 1주만 들어있어도 주식형으로 인정되게 돼 있어
투자신탁 통계를 작성할 때 하이일드펀드는 주식형에 포함된다.

그러나 하이일드펀드는 거래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전혀 미칠 수 없다.

또 지난 10월중순 공사채형에서 주식형으로 전환된 10조3천억원에 달하는
주식형펀드는 실제로는 공사채형이다.

무보증 대우채권으로 인한 손실만큼 이익이 나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즉시 처분하고 사실상 공사채형펀드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오는 25일까지 무보증 대우채권이 편입돼 있는 공사채형 수익증권이 다시
주식형으로 전환된다.

이때도 전환이 많으면 주식형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현대투자신탁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기관투자가들이 12월 결산을 앞두고
이익이 난 주식형을 환매하고 있어 주식형 잔고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환매가 있는 만큼 주식을 사기 보다는 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투자신탁은 지난 16일 8백52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대한투자신탁 상품개발실 관계자도 "하이일드펀드를 주식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주식을 1주만 보유해도 주식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