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말 대우 마티즈가 국내최초로 CVT를 장착한데 이어 현대와 기아도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으로 무단변속기 개발에 나섰다.
현대는 2001년초 EF쏘나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기아는 내년
중순께 크레도스 후속모델에 각각 도입할 방침이다.
크레도스가 CVT를 적용하면 중형차로는 첫 케이스가 된다.
기아 관계자는 "경차 비스토에도 무단변속기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같은 가격대에 내구성과 품질이 약화되는 단점이 있어 포기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개발예정인 CVT는 표준금속벨트 타입으로 유압실린더가 변속풀리를
작동하며 클러치 대신 토크컨버터를 사용하고 있어 중형차 장착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CVT는 기존 기어 대신 벨트를 사용해 차량바퀴의 회전속도를 바꾸는 장치.
기존 변속기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변속기로 일찌감치 주목받아
왔다.
기존 변속기처럼 기어를 사용해 변속할 경우 엔진의 회전속도(RPM)에 따라
다른 회전수의 기어가 맞물리며 비연속적으로 변속비가 변경되지만 CVT는
벨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회전수와 상관없이 연속적으로 변속비를 선택할 수
있다.
그만큼 승차감이 좋아진다.
CVT의 장점은 또 있다.
단시간내 최대출력상태 또는 최저연비상태로 제어할 수 있는 광역대의
변속비를 사용, 가속성능및 추월성능이 좋을 뿐만 아니라 언덕길 등판능력도
뛰어나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벨트를 이용하는 작동원리상 큰 동력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가볍고 엔진 배기량이 적은 경차를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CVT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대형차에 본격 채택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6년 일본 혼다가 완전전자식 무단변속기인 "멀티매틱"을 발표한 적이
있고 97년에는 닛산이 "하이퍼 CVT"를 개발해 냈다.
독일의 ZF와 미국의 GM 등도 21세기초 양산을 목표로 치열한 연구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2010년까지 CVT가 전체 변속기 시장의 절반이상
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