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가맹점, 카드업계
사이에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9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의 담합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15일 패밀리레스토랑과 피자전문점 등이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외식업계는 이날 수수료를 내리지 않고 있는 국내최대카드사인 비씨카드와의
공동마케팅을 중단하고 오는 25일을 비씨카드 해지의 날로 정했다.

가맹점들은 수수료가 너무 비싸 카드를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
하고 있다.

서울YMCA는 오는 18일까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한 카드사의 해명이
없으면 신용카드 불매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용카드사들은 신용카드를 취급할 경우 매출액이 노출돼 조세부담이 늘
것을 우려하는 이익단체들의 입김에 시민단체가 휘말려 카드사용 확대의
기본 취지를 변질시키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지난 6년간 매년 0.1%포인트씩 수수료 인하가 이뤄졌다"
며 "특정업체를 겨냥한 업계의 행동은 집단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부가가치세를 내는 사업자는 내년부터
카드매출전표액의 2%를 세액공제로 받을 수 있다"며 "실질적인 수수료부담율
은 1%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원을 투명하게 하자는 신용카드 사용 확대운동이 수수료인하 문제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캐피탈 관계자는 "대다수 카드이용자들은 소득원이 확실히 파악되는 봉급
생활자인데 반해 세원노출을 꺼리는 자영업자들이 수수료문제만 물고
늘어진다"며 "여론에 떠밀려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다면 그로 인한 손실분
은 카드회원에 대한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YMCA가 대한변호사협회나 대한의사협회 등과 수수료 인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한 것에 대해서도 카드사드들은 불만이다.

동양카드 관계자는 "현재 신용카드를 잘 취급하지 않는 대표적인 업종인
변호사와 의사협회가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YMCA측은 "자영업자 세원파악을 위한 운동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쪽 편만 든다는 비판은 편협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또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치가 이뤄지면 카드를 취급하지 않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불매운동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