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 연세대 교수 / 경영학 >

11월 금융 대란은 과연 올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소용돌이 속으로 던져지는
것은 아닌가.

지난 얼마 기간에 전문가와 일반국민 모두가 관심과 우려를 갖고 품고 있던
질문이었다.

그렇다 보니 지난주의 가장 큰 뉴스는 아무래도 대우채권 환매 비율이 80%로
확대되면서 우려했던 대규모 환매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소식이었다.

환매 비율 확대를 실시한 지난 10일을 전후하여 이 이슈에 대한
한국경제신문의 9~11일자 보도 내용을 살펴보자.

차분하면서도 분석적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책임있게 구성되었다고 보인다.

특히 9일자 1면과 4면에 실린 한국은행에 의한 국채 1조원어치 매입에 관한
기사와 10일자 3면의 환매 상황에 대한 분석 기사 등은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정보 제공 역할을 충분히 하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의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정책 당국의
다각적 대응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아직 완전히 붕괴되지는
않았다는 측면에서 안도감을 갖게 하였다.

채권 환매를 계기로 하이일드(high yield) 펀드라는 단어가 지난주 여러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경 역시 9~10일자 이틀에 걸쳐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특히 "하이일드 높은 수익률 제시..."라는 10일자 기사를 보면 높은
수익률이라는 측면만이 너무 부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는 8일자에 "회사채 40% 급등"이라는 제목 아래에 금융시장에 유통
되고 있는 회사채 가운데 40%가 투자 부적격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우려 어린
기사와 대조되기도 한다.

투자 부적격 등급의 고위험 회사채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펀드에 투자함으로
써 안게 된 위험이 수익률과 대비되어 충분히 취급되었더라면 더욱 균형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상반기 기업경영 분석 결과를 다룬 11일자 3면의
기사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경영성과를 보도하였다.

이와 동시에 부채비율 감소가 차입금 감소보다는 자기자본 증가라는
인위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과 기업 수익성이 금리 및 환율의 덕을
보았다는 점 등의 문제점들도 함께 지적했다.

이로써 사실 보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개선 방향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무적 문제들 이외에도 기업의 본질적인 활동인 <>기술개발
<>제품개발 <>마케팅 <>조직관리 등 측면에서의 개선점 및 문제점들을 지적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오늘의 기업들은 너무나도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경영을 하고
있다.

예전의 시장에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는 정도의 정신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에서는 다르다.

미국의 슬라이워츠키(Slywotzky)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업계
최고로 할 수 있는 것만 스스로 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만큼 기업이 시장으로부터의 요구사항에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기회에 이런 측면에 대한 전문가 분석기사가 따라주었으면 기업경영
성과에 대한 한결 심도있는 보도가 되었으리라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 그리고 수익성 개선에 대한
방향 제시의 계기도 되었을 것이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연재되기 시작한 시리즈 "비즈니스특구 동대문 사람들"은
대우문제와 금융시장 불안에 온 나라의 관심이 몰려있는 가운데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실물경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감을 주었다.

일주일 내내 게재된 이번 시리즈를 읽다보니까 우리 나라 패션 시장의
흐름에 대한 생동감있는 정보를 얻게 되어 매우 유익하였다.

이 점은 특히 젊은 창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여겨진다.

반면에 "동대문 드림"을 너무 강조하고 미화시키면서 이 업계가 필경 안고
있을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통하여 열심히 일하는 젊은 전문인들의 프로정신을
느낄 수 있어 뿌듯하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거대 기업들의 해이해진 기업가 정신
(entrepreneurship)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된 것도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시리즈를 통하여 경제신문으로서의 한경이 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dhkim@bubble.yonsei.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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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옴부즈맨 새 필진으로 김동훈 교수가 참여합니다.

필자 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박사
<>미국 뉴욕대 교수
<>저서:소비자이야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