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소 시장참가자들은 정부의 인위적 자금.외환시장 개입으로
선물거래의 필요성이 사라져 자칫 시장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96년 5월 주가지수선물시장이 개설된후 정부의 주식시장 개입으로
시장활성화가 늦어진 상황이 되풀이될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선물이 장래 가격동향을 예측해 상품을 사고파는 것인데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합리적 가격예측이 불가능해 진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일부 외국투자자들이 이탈함으로써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A선물회사 관계자는 "2~3일전부터 산업은행 외환은행 등 일부 은행이
정부의 지시를 받고 원화가치 급등 방지를 위한 매매를 하는 것을 보고
일부 외국계은행이 달러선물 투자를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승과 외국인 주식투자자자금의 유입으로 원화가치가
단기간에 달러당 1천1백50~1천1백원 수준까지 급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그런데도 지난 11일엔 산업은행이, 12일엔 외환은행과 체이스맨해튼은행이
각각 달러부양에 나서고 있어 시장의 자율기능이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금리선물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H선물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고 각종 연구소가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 경고를 보내고 있어 적정금리는 연 10%대 이상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채권시장안정기금이나 한국은행이 대규모 채권매수에 나서 금리가
낮아지고 선물가격이 높아지는 가격왜곡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시장참가자들의 편중현상이 또다른 부작용으로 지적받고 있다.
선물시장은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헤저(Hedger)와 가격변동에 과감히
투자자는 스페큘레이터(Speculator)의 무대다.
각각 다른 성향의 투자자가 비슷한 비중으로 참가해야 시장이 제기능을
발휘할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개입은 가격을 한 방향으로만 몰고 가 헤저가 떠나도록
만들고 있다.
D선물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만을 믿고 선물투자를 마치 복권을 사는 것과
착각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 박준동 기자 jdpower@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