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가격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첫선을 보인 90만원대 인터넷PC(국민PC)가 가격파괴의
기폭제로 작용하면서 종전 2백만원대에 팔리던 고급형 PC 값을 큰 폭으로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대우통신 등 인터넷 PC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대기업들의 PC 가격은 지난 6월이후 30% 이상 떨어졌다.

펜티엄III 4백50MHz 중앙처리장치(CPU)에 8.4기가바이트(GB) 하드디스크를
채용한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고급기종은 지난 6월 2백15만-2백20만원
에서 현재 1백49만-1백60만원으로 55만-71만원 내렸다.

셀러론 4백MHz CPU, 6.4GB 하드디스크를 채용한 보급형도 1백40만원에서
99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들 PC업체 대부분은 지난 8월까지 인터넷PC와 비슷한 성능의 컴퓨터를
1백40만~2백만원에 팔았다.

지금은 1백20만~1백40만원에 팔고 있다.

인터넷PC와 가격차는 15만~30만원 정도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판에 들어간 셀러론 4백MHz CPU, 32MB 메모리, 4.3GB
하드디스크의 인터넷PC급은 17인치 모니터를 포함해 1백23만원에 판매한다.

용산전자상가의 조립PC 값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용산상가에서는 인터넷PC와 비슷한 성능의 제품을 90만~1백10만원(17인치
모니터 포함)에 팔고 있다.

지난 8월의 1백10만~1백30만원에 비해 20만원 정도 떨어진 값이다.

이처럼 PC 가격파괴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지난 달부터 본격 공급
되기 시작한 인터넷PC 값이 기준가격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
된다.

기본사양을 갖추고도 값을 크게 낮춘 인터넷PC 공급이 정부 프로젝트로
착수되면서 PC값의 거품이 제거됐다는 것이다.

또 PC가격의 12-18%를 차지하는 CPU값이 올들어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가격인하 요인이 됐다.

펜티엄III 4백50MHz CPU가격은 지난 3월 4백96달러였으나 9월부터 1백93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셀러론 4백MHz 짜리도 상반기 1백33달러에서 현재 73달러선으로 절반 가까이
인하됐다.

PC 수요증가로 인해 다른 부품공급가격도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PC값을
낮췄다.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하이텔 천리안 유니텔 등이 벌이고 있는 "프리PC"
마케팅도 PC값 하락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3년간 매달 2만~5만원씩의 할부금만 내면 PC를 구입토록 하고
있다.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 등도 인터넷서비스와 PC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상품
을 내놓고 시중가격의 절반정도에 PC를 공급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ADSL(디지털가입자망) 서비스에 가입하면 삼성전자의 셀러론
CPU 채용 PC를 3년동안 매달 1만9천원(총액 72만4천원)만 내고 살 수 있게
했다.

< 조정애 기자 jch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