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세워진 자유기업센터(소장 공병호)가
내년중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분리된다.

전경련 사무국은 11일 열린 전경련 월례회장단회의에 자유기업센터의
내년중 분리방침을 보고해 허가를 받았다고 전경련 관계자가 이날 전했다.

자유기업센터는 고 최종현 전 전경련 회장의 주도로 지난 97년 설립됐다.

이후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철학을 경제에 접목,기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전경련으로부터 매년 20억원 안팎의 재정을 지원받아왔다.

자유기업센터는 지난 9월 인터넷을 통해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경제관료들을 "사이비 시장경제주의자"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같은 사태가 빚어지자 전경련은 자유기업센터를 분리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해 왔다.

전경련 관계자는 "자유기업센터는 분리.독립을 전제로 설립된 기관"이라며
"자유기업센터의 주장이 재계 전체의 주장인 것으로 잘못 인식되면서
전경련, 자유기업센터, 정부 모두가 부담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일정 금액을 지원하면서 자유기업센터를 떼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경련의 자유기업센터 분리는 설립 당시 예고된 일이었다.

하지만 전경련이 자기개혁작업에 돌입하는 시점에 결정됐다는 점에서
전경련이 정부를 의식, "수족"을 잘라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자유기업센터측도 "센터의 자유로운 비판 활동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분리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시장경제를 주창해온 대표적 논객인 공병호 소장은 "분리 이전에 안정적인
재원조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리 이후에는 자유기업센터가 표방하는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원리에
동조하는 기업과 개인의 후원금을 모금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 16명을 보유하고 있는 자유기업센터는 정부의 서슬퍼런 재벌개혁
정책에 맞서 거리낌없이 재벌의 논리를 대변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