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 이익은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
이다.

10일 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대우계열사를 포함, 1백조원을 넘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가이드라인을
정하지 못해 혼선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설정한 워크아웃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에서
20%까지다.

문제는 2% 대신 20%를 쌓으면 손실이 20조원 가량 늘어나 연간 이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금감원이 밝힌 대손충당금 적립방안은 <>이자정상 지급여부 <>영업이익
<>매출액대비 경상이익율 등에 따라 워크아웃 기업을 5단계(요주의 1~3단계,
고정 1~2단계)로 분류한다는 것.

예를들어 영업실적이 우수한 워크아웃기업은 "요주의 1등급"으로 분류,
2%의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실적이 매우 나쁜 워크아웃기업에는 20%를
적립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1백여개에 이르는 워크아웃 기업들을 이같은 원칙에 따라 분류하는게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은행별로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은행마다 워크아웃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기업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은행수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금감원도 개별 워크아웃기업에 대한 분류기준을 정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11일 은행연합회에서 각 은행 여신기획부장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갖고 워크아웃기업 대손충당금 적립방안에 대한 마지막 조율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특정기업 여신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에 대해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워크아웃여신 분류기준을 확정, 각 은행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워크아웃기업 분류기준을 놓고 은행들간 이해관계가 첨예
하게 대립할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방안이 결정되지 못하고 표류할 수도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