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의 부채비율이 3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유상증자가 크게 늘어난데다 자산재평가 등으로
자기자본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제조업체들은 지난 상반기중 금리하락과 환율하락에 힘입어 1천원어치
를 팔아 42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99년 상반기 기업경영분석"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지난 6월말 현재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2백47.2%로 작년말(3백3.0%)보다
55.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68년(2백7.5%)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제조업의 부채비율이 떨어진 것은 부채가
줄어들었다기 보다 자기자본이 늘어한데 따른 것"이라며 "부채감축분
55.8%포인트 가운데 36.6%포인트는 유상증자 몫"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차입금은 6월말 2백60조4천억원으로 작년말(2백63조5천억원)보다
3조1천7백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자기자본은 1백28조원에서 1백58조원으로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 등을 뺀 경상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4.2%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95년 상반기(4.2%) 이후 최고 수준이며 3저 호황기인 88년의 4.1%
보다 높은 것이다.

작년 상반기에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 0.4%를 나타냈었다.

한은은 환율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금융비용감소와 외환부문
에서 순이익이 발생해 경상이익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중 제조업체들은 저금리로 인해 작년 상반기에 비해 4조5천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작년 상반기 8.8%에서 7.8%로 떨어졌다.

영업이 호전됐다기 보다는 금리 환율 등 영업외적인 요인의 호전이
경상이익 증가에 큰 역할을 했던 셈이다.

한편 제조업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보다 3.4% 감소,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7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내수가 작년 상반기 보다 9.4% 늘었으나 수출이 환율 및 수출가격
하락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8.7%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