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를 수사중인 인천경찰청은 8일 전날 소환한
이세영(54)중구청장과 최명길(54)전 중부경찰서장을 상대로 관내
업소들과의 유착관계,금품수수 여부를 밤샘 조사한뒤 일단 귀가시켰다.

경찰은 이 구청장이 인현동 상가번영회로 부터 뇌물을 받았거나
단속과 관련한 비리를 완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이날 귀가조치 시켰다.

경찰은 그러나 이 구청장의 일부 비리가 드러나 조만간 재소환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경찰은 최명길 전 서장의 경우 본인이 행정상 업무감독 소홀을 시인하고
있으나 직권남용이나 뇌물수수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사법처리할 정도의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사실상 조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경찰이 이번 수사에서 치밀한 방증조사를 외면한채 당사자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어 모양새 갖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라이브II 호프집 주인 정성갑(34)씨와의 뇌물고리를 밝혀줄 계좌추적
작업도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있어 수사의지가 없는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전 중부서 방범과장이었던 신명기(51)경정과 축현파출소장
김은호(45)경위,중부서 강력1반장 박정진(43)경위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함께 정씨가 수첩에 기록된 24명의 경찰가운데 11명과의 친분을
시인함에 따라 이들의 뇌물수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이번 사고와 관련,경찰의 수사대상에 오른 관계자는 경찰관 51명,
행정공무원 15명,소방공무원 6명,인테리어공사 및 업소관계자 13명등
모두 85명에 이른다.

인천=김희영 기자 songki@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