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사로 변신한 대한생명의 사령탑을 맡은 이강환 대한생명 대표이사
회장은 자산운용에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8일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자산운용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일류기업과 업무제휴나 벤치마킹(본받기)을 추진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이 맡긴 돈을 어느 보험사가 얼마나 잘 불리느냐에 생명보험사의
흥망이 좌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한생명은 사장급 대우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자산운용을 담당할
외부전문가를 영입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 곳곳에서 "옛 경영체제"를 비판했다.

그는 "(옛 체제가) 고객의 필요보다는 회사의 이익만 앞세웠고 밖의 도전
보다는 내부 관계를 우선했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의 관료적 조직문화, 인적관계와 관행중심의 경영으로는 무한경쟁
시대에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옛체제의 대안으로 "열린 경영"을 제시했다.

회장부터 영업조직까지 장벽을 없애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또 인재를 키우고 외부인사를 과감히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영업부문에선 설계사의 효율을 높이고 법인영업기반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권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새 판매채널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 회장의 경영정상화의 목표로 "기업가치극대화"를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이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익력과 성장
잠재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공적자금이 들어와 자산부족분이 거의 충당되고 또 내년부터는
일정규모 이상의 단기이익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은 지난달 공적자금이 투입된 후부터 영업기반이 급속히 안정되기
시작해 내년부터는 흑자보험사로 바뀌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전망
이다.

정부는 대한생명을 해외에 매각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해 공적자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