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얼마전부터 경차용 할인카드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제 더 이상 카드를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현금징수때 50%할인해 주고 있으니 더 이상 경차용 카드를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이유다.

문제는, 일반승용차요금이 1천1백원인 경우 50% 할인하면, 5백50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6백원을 받는다.

어느 톨게이트나 마찬가지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청계톨게이트의 한 요금징수 직원에게 "비록 50원
차이지만 불합리하다"고 항의했더니, 요금계산기계가 1백원 단위까지만 계산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4사5입"해서 5백50원은 6백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4사5입이라니 그런 논리가 어디 있느냐"고 따졌더니, 사무소에 가서
물어보란다.

사무소에 들어가 항의 했더니 직원이 하는 말이 "그러니까 경차들을 할인해
주면 안된다니까"였다.

기가 찼다.

계속 따지자 그 직원은 "고속도로를 만들어 줘서 큰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웬 불만들이 이렇게 많냐"며 같은 이유로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관공서들이 다 엉망인데 왜 우리에게만 불만을 말하냐, 건설교통부에 가서
알아봐라"

정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도로공사의 다른 여러가지 횡포에 비하면 이 문제는 순위가 뒤로 밀릴지
모른다.

하지만 "50원정도는 안줘도 되는 거스름 돈"이라고 생각하는 도로공사의
한심한 의식을 국민들에게 고발한다.

아울러 도로공사는 50원단위로 요금을 징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막대한 비용
때문에 만들 수 없다면, 경차전용카드를 계속 만들든지 "경차 50% 할인"
이라는 에너지절약 국가정책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발표를 해야 한다.

< dmlim@hotmai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