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의 자본조달 환경은 아시아에서 중하위권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영전문지 포브스는 최신호(11월15일자)에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12개국의 기업 자본조달여건을 종합분석한 결과 한국 자본시장이 7위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6위)과 말레이시아(5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순위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의 자금조달여건이 어렵다는 뜻이다.

포브스는 아시아 12국중 싱가포르가 가장 우수한 자본조달환경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콩과 일본이 2, 3위에 올랐다.

최하위는 파키스탄이었다.

포브스는 경제구조와 거시경제정책 등 34개 변수를 토대로 기업들의
"자본접근지수"(CAI:Capital Access Index)를 산정했다.

34개 항목을 자본시장의 질과 양, 안정성(위험도)의 3분야로 나눠 분야별로
1백점 만점으로 점수를 냈다.

그런 다음 분야별로 서로 다른 가중치를 두고 종합 평균점수를 내 순위를
매겼다.

자본시장의 질에서는 시장의 부패정도 계약위반위험도 등과 같은 주관적인
항목들을, 양에서는 주식시장의 규모와 유동성 등을 고려했다.

시장 안정성에서는 통화 금리 암시장환율 증시변동성 등을 체크했다.

지수가 낮을 수록 금융구조와 금융관행이 투명하지 못하다.

한국은 양적 분야에서 80.95, 질적 분야 68.01, 안정성 37.76으로 종합점수
73.77을 얻어 3분야에서 모두 각각 7위에 올랐다.

특히 시장안정성은 외환위기를 함께 겪었던 태국과 인도네시아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싱가포르는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주식시장규모와 은행산업 비중이 가장
커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아시아에서 자본시장규모가 가장 큰 일본은 대기업들이 은행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게 감점 요인을 작용, 3위에 그쳤다.

<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