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종잣돈(seed money)를 대주는 시제품 개발비 지원 프로그램이
차츰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유리벤처장학회(이사장 정영태)
와 대학생벤처창업연구회(회장 권진만)가 지난 6월부터 시행중인 이 프로그램
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정책자금과 벤처캐피털 등 벤처기업으로 흘러가는 자금은 넘치지만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초기 기업에 지원되는 자금은 거의 없는
실정.

작년 9월 창업한 엑스온시스템의 이충희 사장은 요즘 살맛이 난다.

야심작으로 처음 내놓은 웹애플리케이션 서버가 첫 고객을 맞아 1억7천만원
에 팔리게 된 것.

농림수산정보센터 인터넷 서비스에 쓰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종잣돈 프로그램의 도움이 컸다.

개발자들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추가하고 떼낼 수 있도록 하는
이 소프트웨어 설계를 끝낸 것은 지난 5월말.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용량 PC서버에 깔아 테스트를 해야 했다.

유리벤처장학회는 5백만원을 지원, 이 회사의 고민거리를 덜어줬다.

삼일사의 신인해 사장도 장학회로부터 받은 3백만원 덕분에 접속구 박스에
들어가는 전선을 고정시키는 장치 시제품을 제작함으로써 대기업과의 계약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선박 해양구조물 등에 설치되는 접속구 박스내 부식을 막는다는 잇점을
인정받아 국내 대형 조선업체와 공급계약을 추진중이다.

신 사장은 "샘플도 없이 설계도면만 갖고는 고객을 설득할 수 없다"며
"적은 금액이었지만 신청한 지 한달도 안 돼 자금을 받을 수 있어 3년 이상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온 기술을 실용화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유리벤처장학회가 지금까지 종잣돈을 대준 기술은 이외에도 8건이나 된다.

장학회는 3.4분기 지원대상을 뽑기 위해 오는 14일까지 KVC 대전사무소에서
접수를 받는다.

우편이나 E메일(kvc01@chollian.net)을 통해 받고 있으며 신청서는 KVC
홈페이지(www.kvc.or.kr)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아이템 당 3백만~5백만원을 지원해준다.

실패해도 자금을 회수하지 않는다.

유리벤처장학회는 지난 97년 비즈니스위크지가 선정한 초고속 성장 1위
기업인 유리시스템즈를 창업했던 김종훈 현 루슨트테크놀로지 광대역 캐리어
네트워크 부문 사장이 98년 7월 1백만달러를 출연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042)862-5498

< 오광진 기자 kjo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