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총사령관"인 오호근 기업구조조정위원장은 요즘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대우워크아웃 때문이다.

잠도 4시간정도밖에 못잔다.

점심도 사무실에서 햄버거로 떼우는 경우가 많다.

대우 워크아웃을 두고 이런저런 우려가 적지않지만 오 위원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정도를 벗어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란 게 채권단이나 금융당국의
일치된 시각이다.

오 위원장이 채권금융기관의 자율조정기구인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맡은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말도 많았던 워크아웃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이다.

그는 사심이 없고 원칙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한때 폐암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던 그는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는 법이 없다고 주위에서는 말한다.

오 위원장은 항공 석유화학 등 이른바 빅딜(사업교환)업종에 대해 채권단의
입장을 정하는 사업구조조정위원회도 맡고 있다.

작년말 관련기업들이 적당히 짠 사업계획을 제시하며 자금지원을 요구하자
눈치 한번 보지 않고 과감히 퇴짜를 놔 주목받기도 했다.

대우와는 숙명적인 관계인지 모른다.

젊은시절 교수를 그만두고 대우가 출자한 한국종금에 들어가 사장을
역임했다.

대우사정을 꿰뚫고 있다.

김우중 회장등 대우경영진의 앞날을 물으면 그는 "주주가 알아서 결정하는
문제"라고 정리한다.

그는 국제금융계에도 명성이 높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대접받는 인물이다.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진출에 앞서 그를 먼저 찾을 정도다.

대우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을 매끄럽게 이끄는 배경이기도 하다.

복잡하게 꼬인 해외채권단문제가 지난주 도쿄협상을 고비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도 그가 국제금융계에서 쌓아온 신뢰 덕을 본 듯하다.

해외채권단을 워크아웃 틀속으로 반쯤 끌어들인 것도 그의 공이라는 평가다.

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 허귀식 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