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란"은 과연 불발로 끝날 것인가.

그동안 금융시장을 무겁게 짓눌러온 11월 대란설의 도화선이 마침내 뇌관
(11월10일) 직전까지 타들어왔다.

이에 대비해 정부와 대우채권단은 오는 3일 뇌관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채권단은 12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중 워크아웃 계획은 크게 보아 <>출자전환,이자감면 등을 통한 채무조정과
<>사업부문별 분할, 지주회사 설립 등에 의한 기업구조조정이 주된 내용이다.

또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한국투신 대한투신 서울보증보험 등의 구조조정
방안이 핵심이다.

관건은 이 두가지 뇌관해체 작업이 시장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얻느냐이다.

만약 어느 하나라도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뇌관은 터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지난 주에 간헐적으로 흘러나온 내용에 대해 투자자들은 일단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당국자들의 표정도 모처럼 밝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해외채권단을 워크아웃에 참여하게 하는 등의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안정과 관련, 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도 주목되는 행사다.

이 회의에서는 11월 통화정책방향이 논의된다.

현재로서는 대우쇼크를 감안해 기존의 저금리 기조 유지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연구원 등에서 계속 인플레 경고사인을
보내고 있어 일부 금통위원들이 "선제적 안정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대우의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현재 유럽에 체류중인 김우중 대우
회장의 거취도 보다 가시화 될 전망이다.

김회장 본인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인지, 아니면
해외에 더 머물면서 입장표명을 유보할 것인지 아직은 분명치 않다.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정부와 채권단쪽에서 어떤 형태로든 김회장의 거취
문제에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사태에서 눈을 옮겨보면 전경련의 후임회장 선출도 관심거리다.

전경련은 4일 오전 임시총회를 열어 신임회장을 선출한다.

이변이 없는한 정몽구 현대회장이 추대될 것이 확실시된다.

후임회장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전경련 및 향후 대정부 관계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최근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이 "전경련 개혁론"을 제기한 바 있어 신임회장
의 취임일성이 주목된다.

재벌개혁의 "선봉"역할을 하고 있는 공정위의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공정위는 1일부터 10대 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회사들을 대상으로 부당내부
거래 조사에 착수한다.

계열분리된 이후에도 계속 부당내부거래로 경영을 지원하는 행위를 차단
하겠다는 취지다.

한솔 금강 한라 새한 그룹 등이 주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오는 4일 열리는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도 주목되는
행사다.

유로-아시아 비즈니스 컨설턴시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이
행사에서는 바람직한 재벌개혁 방향을 두고 국내외 관계자들의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특히 주최측이 발표할 30대 재벌 리포트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국회는 오는 3일부터 예결위를 소집, 2000년 예산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한다.

외환위기 이후 적자로 돌아선 재정을 다시 흑자로 만들기 위해선 철저한
예산심의가 요구되지만 내년의 총선 때문에 제대로 심의가 이루어질지
염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 "문건파문" 등으로 국회운영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정부는
시한내에 예산안이 통과될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ked.co.kr >

[[ 체크포인트 ]]

<> 1일 - 공정위 계열분리회사 부당내부 거래 조사

<> 2일 - 대한상의 창립 1백15주년

<> 3일 - 국회 예결위 2000년 예산안 심의 착수

<> 4일 - 대우 워크아웃계획 및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
- 전경련 후임회장 선출
- 한은 11월 통화정책방향 발표
-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