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인간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현재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4~5개국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휴먼로봇을 국가적 과제로 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휴먼로봇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보이는 것은 일본 혼다사
가 개발한 "P3".

10여년에 걸친 연구결과로 지난해 일반인에게 선보였다.

P3는 키 1백60cm, 몸무게 1백30kg으로 겉모습은 사람과 비슷하다.

두발로 걸을 수도 있다.

걷는 속도는 분당 33m로 개발된 로봇중 최고.

평지뿐 아니라 계단도 오르내릴 수 있다.

등에 붙어 있는 배터리로 작동되는데 약 25분간 움직인다.

일본의 NEC가 선보인 "R100"은 가정용 로봇으로 오뚝이 모양을 하고 있다.

10여명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으며 3백여가지의 짧은 문장을 구사할 수도
있다.

소니사의 경우 애완견으로 로봇을 개발해 25만엔에 팔고 있기도 하다.

"아이보"란 이름의 애완용 강아지 로봇은 장난을 치고 꼬리를 흔드는 등
실제 강아지처럼 행동한다.

미국은 상당기간 대학 및 연구소에서 로봇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사이크"는 13년전부터 인간생활의 상식을 배우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01년께는 일반 성인의 상식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사(NASA)에서는 우주탐사라는 극한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할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해 현재 시험중이다.

화성탐사를 목적으로 개발된 "단테"는 현재 화성과 환경조건이 비슷한
화산내에서 성능을 테스트 받고 있다.

7개의 카메라를 장착한 센서와 8개의 다리를 지니고 있어 거미로봇이라고도
불린다.

프로보틱스사가 개발한 "시에"라는 로봇은 서비스로봇으로 상용화된 첫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8백달러에 팔리고 있는 이 로봇은 간단한 심부름과 청소를 할 수 있다.

2개의 톱니바퀴가 달린 쓰레받기 모양을 하고 있다.

컴퓨터 시리얼포트와 무선으로 연결된 꼬리부문을 통해 컴퓨터 명령을 인식
한다.

따라서 초기에 집안의 환경 및 작업내용을 미리 컴퓨터로 명령해야 한다.

한번 충전하면 24시간 대기하고 연속동작 시간은 5시간 정도이다.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고 충전이 부족할 경우 스스로가 충전할 수 있도록
개선중이다.

최근엔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벨기에 노트르담 병원의 "제우스"는 심장수술을 위해 개발됐으며 실용화에
성공했다.

제우스는 음성으로 조정되는 로봇으로 광섬유 비디오 렌즈를 통해 환자의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도 심장수술을 가능케 했다.

3개의 팔 가운데 하나는 음성으로 조정되는 비디오 렌즈를 지니고 환자의
상태를 의사에게 3차원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머지 팔 두개는 실제 수술도구와 같은 기능을 한다.

< serikjh2@seri-samsung.or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