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헌 이하곤(1677~1724)은 장시 "외구룡연"에서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읊었다.

"여산(중국 강서성의 명산)이나 안탕산(중국 절강성의 명산) 필시 기수치
못할 터이니 오직 네가 마땅히 천하으뜸이리라. 평생 눈 두어 너 보니 이제
두루미나 난새로 결말잡힌 신선도 부럽지 않다"

실제로 금강산은 처음 보는 순간 여느산과 태생부터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내금강이 활짝 핀 꽃이라면 꽃봉오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외금강인데도
어디서 어느쪽을 봐도 숨이 저절로 멎는다.

만물상과 천선대 천화대의 기기묘묘한 자태는 넋을 빼앗고 옥류동과 구룡연
상팔담의 옥빛물은 세속에 찌든 얼굴을 멀리서 비쳐보기조차 미안할 정도다.

게다가 계곡물에 손을 담그면 15달러, 소변전용 위생실(화장실)에 대변을
보면 50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탓일까 산행로엔 휴지는 커녕 과자부스러기
하나 없고 공연장과 기념품판매소가 있는 온정리 일대 또한 깨끗하기가
학기초 미화검사를 앞둔 초등학교 교실같다.

장전항 바다에도 부유물은 커녕 기름 한방울 없다.

현대가 북한으로부터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물의 30년간 독점사용을
보장한다는 각서를 받음에 따라 국내외에서 금강산 개발사업자금 유치를 위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갖고, 관광선내 카지노설치를 추진하는 등 금강산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리라 한다.

지난해 11월 처음 관광이 시작된 이래 주차장과 공연장등 각종 부대시설이
확충된데 이어 18일엔 관광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수 있는 장전항 본선부두가
준공되고, 19일엔 1천명이 동시에 이용할수 있는 금강산온천이 개장된다.

쾌속선 운항과 해상호텔 건립 등 편의시설 보완이 이뤄지고 현재 외금강
에 한정된 코스가 내금강으로 확대되면 조만간 금강산은 명실상부한 세계
제일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다.

송원 시대 중국인들은 "원컨대 고려국에 나서 금강산을 직접 볼수 있게
하소서"를 소원으로 삼았다고 하거니와 전세계인이 내외금강의 절경에 흠뻑
취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