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과 침의 효험을 동시에 볼수 있도록 고안한 약침요법을 많은 한의원이
쓰고 있다.

약침요법은 지난 70년대 중국에서 생약에서 추출한 약침액을 정맥혈관에
주사하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본격 도입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지난 80년대 김건언이라는 침구사가 독자개발한 약침요법이 널리
보급돼 있다.

현재는 예닐곱개 한의대에서 약침을 연구하고 있으며 2천여명의 한의사가
이 요법을 활용하고 있다.

약침은 굵기가 가장 가는 주사기로 약침액을 질병을 치료할 수있는 경혈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누르면 통증이 느껴지는 지점이나 피하조직에 단단한 결절이 생긴 곳을 골라
약침을 놓기도 한다.

약침액은 대략 생약을 통째로 끓인 전탕액, 알코올로 추출한 주제, 수증기로
증류한 노제 등으로 나뉜다.

원료로 쓰이는 약재는 녹용 웅담 우황 주목 홍화유 호도유 등 1백여가지가
있다.

약침을 놓는 한의사들은 "약침액은 병을 낫게 하는 한약의 성분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질병을 치유하는 기운을 고농도로 집약해 담고 있다"
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약을 주입하지 않고 맨 침을 놓는 것에 비해 치료효과가
배가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동녕 강남차한방병원 진료부장은 "약침은 모든 전신질환에 잘 듣지만
통증 염증이 심한 근골격계질환에 특효"라며 "목디스크 목염좌 요통
허리디스크 어깨통증 무릎관절염 퇴행성척추질환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약침 한의사들은 녹용추출액은 퇴행성관절염 부위에 주사하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연골의 재생력과 골밀도를 높여줘 치료효과를 개선시킨다고
주장한다.

주3회이상 3개월 정도 치료하면 관절염의 증상이 한결 나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은 극렬하다.

우선 주사기를 사용해 근육주사 또는 피하주사로 약침액을 주사하는 것부터
의사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본다.

의사는 주사기, 한의사는 침만을 사용토록한게 의료법과 판례라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약침액은 성분이 제대로 분석돼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임상시험 등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효과만 가지고 약침을 놓는 것은 사이비 의료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약침액의 대부분이 표준화된 제조방법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한의원에서 임의대로 조제해 만든 것이어서 파이로젠이나 병원체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이로젠은 주사제에 미량 들어있을지 모르는 발열물질로 수액 주사제 등의
제조과정에서는 이를 제거하는데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물질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