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계열사인 쌍용자동차가 매각대금 정산용으로 받아 뒀던 쌍용양회
백지어음을 임의로 사용한 것은 자금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어음이란 지급금액과 기일이 기재되지 않고 대표이사의 직인만 찍힌
어음이다.

백지어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음에 금액과 지급기일을 써 넣고 돈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백지어음은 주로 돈을 빌려줄때 담보용(견질용)으로 받는다.

대우그룹은 지난 98년초 쌍용그룹으로부터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쌍용양회 백지어음을 받았다.

쌍용그룹이 약속을 어기고 쌍용자동차 부채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
하기 위해 받아둔 것이다.

이 백지어음은 매각대금 정산과정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금융계는 쌍용자동차가 긴급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쌍용양회 백지어음을
할인해 1천3백억원을 조달한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은 자금난에 몰린 대우그룹이 긴급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쌍용자동차
가 보유한 백지어음을 임의로 할인받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