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전경감은 지난 7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 88년 12월 고문혐의로
검찰의 추적을 받기까지 경찰생활의 대부분을 대공분야에만 몸담은 공안통
이다.

이 전경감으로부터 고문을 받은 피해자들은 그의 특징을 구릿빛 얼굴, 핏발
선 눈, 굵은 목, 딱 벌어진 어깨 등으로 등으로 기억하고 있다.

"반달곰"이란 별명으로 통했으며 고문피해자들도 이 전경감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얼굴없는 고문기술자"로 불렸다.

이 전경감은 고문기술로 "관절뽑기"로부터 "볼펜심문"에 이르기까지 각종
고문에 통달해있어 다른 기관에도 "고문출장"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88년 12월 당시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이던 국민회의 김근태 의원(현 부
총재)을 고문한 혐의로 올해로 12년째 수배중이다.

이 전경감의 도피 이후 그의 행적과 관련, "밀항설" "변장설" "사망설" 등
온갖 추측이 무성했으나 실제로 그의 얼굴을 보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전경감은 경찰 재직시 매번 특진으로만 고속승진했고 79년 경위로 치안
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 근무할 때는 청룡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이 전경감은 지난해 6월 납북어부 김성학 씨가 제기한 재정신청에 의해 고문
혐의로 그에 대한 정식재판 절차가 개시되면서 공소시효가 2013년까지 연장
됐다.

<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