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8일 "언론대책문건"과 관련해 내외신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대통령은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관계자들을 전원 엄중문책함은
물론 국정책임자로서 마땅히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당도 더이상 조작운운하며 진실을 은폐.왜곡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하루속히 우리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야 한다"며 "만일
이러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언론장악음모는 전 국가정보원장인 이종찬 국민회의
부총재가 깊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으며 김 대통령은
이 사실을 사전에 보고 받았다는 의혹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
이 부총재와 김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밖에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통해 여야 총재회담 문제를 언급, "김 대통령은
이 부총재가 관련된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정도로 보고를 받고 왜 이런
행태를 보였는지 등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마음을 열어야 정국이 순리대로
풀릴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번 사건의 핵심쟁점인 문건 제보자와 전달경로에 대한
기자들의 잇단 물음에 대해 "누가 제보자인지는 부수적이며 실제 그런 일
(언론장악음모)이 있었느냐가 중요하다"고만 답하며 밝히기를 거부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