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이 오너중심으로 운영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조직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 위원장은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건설경제협의회 초청
간담회에서 전경련이 재벌개혁 정책에 반하는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전경련은 정부의 재벌 정책 일환으로 7개 업종의 빅딜협상을 중재하는
등 대기업 개혁에 오히려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들어 기능별 위원회 활동을 강화하는 등 경제 환경변화에 따라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전윤철 공정위장 ]

전윤철 위원장은 "전경련은 업체 대표들로 구성된 재계 모임이라기보다
개별 오너 중심의 조직인 만큼 조직 구성을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경련은 일본의 업종별 대표조직인 게이단렌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전경련은 최근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에 반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재계 일부 인사들은 본인을 반시장경제주의자로까지
몰아 세우고 있다"며 전경련의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이와함께 최근 송병락 서울대 부총장의 전경련 강의와 관련,
"최근 모 대학 부총장은 선단식 경영 체제의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21세기는 전문화된 기업의 시대이며 한국형 재벌은 곧 도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선단식
경영의 비효율성이 드러났는데도 내부거래를 옹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재계측 반응 ]

재계는 전윤철 위원장의 발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관료가 민간 경제단체의 운영방식에 대해 언급한 것도 의아스로운데다
전경련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앞두고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전 위원장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를 두고 정면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측은 4백37개 회원사중 오너가 대표로 있는 기업은 98개사에 불과
하며 올들어 유상부 포철 회장과 같은 전문경영인을 회장단에 참여토록
했다고 반박했다.

유한수 전무는 "전경련이 오너클럽에 불과하다면 최근 10여개 외국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했겠느냐"며 "전경련은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혁신되고 있다"
고 말했다.

재계는 전 위원장의 발언은 외환위기 이후 전경련이 지나치게 5대그룹과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을 지적한 것일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