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쓰고 도구를 사용하며 두 발로 걷는 것을 인간이 동물과 다른 큰
특징으로 꼽는다.

그런데 담배에 불을 붙여서 그 연기를 몸속에 흡입했다가 내뿜는 흡연행위를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또다른 특징이라고 말하는 애연가도 있다.

동물원의 원숭이가 사람의 흡연모습을 흉내내 불붙은 담배를 입으로 빠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동물이 불을 겁내고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인간과 동물을 구분짓는 특징으로 흡연을 꼽을
수도 있겠다.

문명사회에 담배가 소개된 것은 콜럼버스의 미 대륙발견(1492년) 이후다.

담배의 주성분을 지칭하는 영어의 니코친은 담배 종자와 잎을 프랑스에
가져온 쟌 니코란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그는 리스본 주재 프랑스 대사시절(1560년) 본국에 담배를 전파시켰다.

이것이 영국 네델란드 등 유럽 각지로 퍼졌다.

우리나라에는 광해군 10년(1618년) 중국을 왕래하던 상인들에 의해
도입된것으로 추측한다.

지금은 전세계에 퍼져 담배를 즐기는 흡연인구가 11억4천만명에 이른다.

술 커피 차 등과 같이 담배는 기호품의 하나이지만 남이 즐기라고 추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아주 독특하다.

술이나 커피 등은 적당하게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만 담배가 몸에 좋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건강을 위한 의사의 조언에 "담배를 삼가라"는 말은 단골메뉴다.

그런데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줄기는 커녕 세계적으로 는다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를 염려해 지난 25일부터 지구촌에서 담배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을 헤아리는 이른바 "죽음의 시계(Global Tobacco Death
Clock)"를 가동시켰다.

흡연으로 인해 지구촌에서 매년 4백만명이 죽어가고 있고 2030년에는
1천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도 국민건강을 위해 대도시 번화가에 같은 류의 시계를 걸어 담배를
끊으려는 흡연가들을 도우라고 당국에 권하고 싶은데, 담배가 전매사업
이라는 점이 왠지 마음에 걸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