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 홈페이지 ]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영택(34)씨는 최근 대출을 받으러 국민은행 인터넷
홈페이지(www.kookmin.co.kr)를 찾았다.

개인사정으로 2천만원의 목돈이 필요해서였다.

예금실적은 별로 없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맡기면 가능할
것 같았다.

처음 메뉴에서 대출을 누르자 여러 항목중 "아파트대출가능 금액조회"가
눈에 띄었다.

이곳을 클릭하자 아파트 위치를 선택하는 메뉴가 나왔다.

지역을 택해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씨가 살고 있는 서울 구로구 개봉동 28평 아파트의 시세는 8천만~
8천3백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를 담보로 할 경우 2천7백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이씨는 "대출신청"란에서 대출에 필요한 서류 등 기본정보를 파악한 뒤
대출을 신청했다.

그 다음날 가까운 지점에서 대출을 받으라는 연락이 왔다.

이씨는 미리 준비해 놓은 관련서류를 챙겨 간단하게 대출 받을 수 있었다.

국민은행 홈페이지는 이처럼 실제 돈의 거래를 제외한 모든 은행업무를
인터넷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인터넷 가상점포인 셈이다.

개인 기업 외환 등의 항목도 고객이 은행에서 업무를 보는 흐름에 맞게
짜여져 있어 가상점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예금하러 은행을 찾았다.

이 고객은 예금담당 창구에 가서 자신에게 맞는 예금상품이 무엇인지,
이자는 얼마나 되는지를 은행직원과 상담한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상품을 선택해 예금한다.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다.

예금 항목을 클릭하면 <>추천상품 <>나에게 적합한 예금상품 <>이자 계산
하기 <>예금상품 전체소개 등의 메뉴가 나온다.

각 항목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은행에서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양방향 통신을 이용한 각종 부가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재테크에 대한 질문을 게시판에 올리면 전자금융부의 임영신 과장과
이용술 대리가 답변을 해주는 형식으로 상담해 준다.

또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고객들과 채팅으로 상담도 해주고 있다.

11월말이면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지 상담원과 재테크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선된다.

또 컴퓨터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사람들은 음성으로도 대화할
수 있게 된다.

지난 7월말부터 본격 개통된 "인터넷뱅킹"은 자금조회 계좌이체 자금결제
신용카드 신규계좌개설 수표조회 등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PC뱅킹보다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고객이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면 자신의 은행계좌에 대한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일일이 은행계좌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마우스 클릭만으로 계좌이체
대출금입금 지로납부 등 간단한 은행업무를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있다.

외환에 대한 정보는 단순히 외환시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은행
딜링 룸에서 수시로 분석자료를 제공한다.

외환시세에 대한 전망치도 제시해 준다.

국민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담보물권을 보고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사이트
도 있다.

국민은행과 거래하는 50여개 중소기업의 제품을 살펴보고 주문신청까지 할
수 있다.

현재 인증서를 받고 국민은행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고정 고객은
3만5천여명.

전체 고객 1천4백만명에 비하면 아직은 보잘 것 없는 숫자다.

또 인터넷뱅킹으로 이뤄지는 1일 거래량도 2만여건으로 전체 거래 3백여만건
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개설된지 2개월여만에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국내 은행 사상
유일하다는게 국민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전자금융부 강연석 차장은 "현재 국민은행 업무의 75%는 전화 ATM(현금자동
입출금기) 인터넷 PC통신 등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며 "앞으로
3년안에 이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