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한쪽 얼굴이 갑자기 돌아가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환자가
많이 생긴다.

얼굴이 떨리는 "안면경련"도 늘어난다.

신경에 문제가 생긴 탓이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가벼운 스트레스에도 마비나
경련이 일어난다.

다른 질환과 달리 환자자신의 심리적 불안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이봉암 경희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와 강성길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도움말
로 안면신경마비 및 안면경련에 대해 양한방 치료방법을 알아본다.

<>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원인과 증상 =7번째 뇌신경인 안면신경에 부종
염증 괴사 등이 나타나면 한쪽 얼굴이 마비된다.

이렇게 되면 눈을 완전히 감을 수 없고 식사할 때 음식물이 흐르게 된다.

발음이 새고 눈물이 많이 나거나 아예 나지 않는 수도 있다.

청각도 과민해지고 미각을 잃게 된다.

귀뒤쪽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통증이 없는 경우보다 치료가
훨씬 어렵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구안와사 와사풍 와벽 구와 구금안합 등의 병명으로
부르는데 풍병의 하나로 중풍과는 별개로 취급한다.

원인은 쌀쌀한 날씨를 첫째로 든다.

일교차가 심하거나 야영하면서 얼굴이 찬 공기에 노출됐을 때 생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많이 쐤을 때도 안면신경이 마비되기 쉽다.

이밖에 <>안면신경에 혈액공급 부족 <>인접혈관 경련 <>헤르페스 등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 염증 <>외상 또는 자가면역질환(자기몸의 일부를
항원으로 인식해 항체가 인체조직을 파괴하는 질병)에 걸렸을 때 구안와사가
온다.

임상적으로는 몸이 피로하거나 신경을 과민하게 썼을 때, 감기에 걸렸거나
이를 뽑았을 때 구안와사가 나타났다고 호소한 환자들이 많다.

<> 안면신경마비 치료 =한방에서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고 있다.

마비된 곳을 지나는 지창 승장 양백 어요 등의 경혈에 체침이나 사암침을
놓는다.

처음 며칠간은 마비된 곳에서 열이 많이 나지만 시간이 가면 오히려
냉해진다.

그래서 뜸 쑥찜팩 원적외선 등으로 열을 가해 신경 회복을 꾀한다.

이와함께 표정짓는 연습을 해 얼굴 움직임을 회복하는 재활치료를 병행
시킨다.

약물로는 급성증세에는 풍증을 줄이고 경혈을 풀어주는 이기거풍산, 회복기
에는 혈액순환을 돕는 가미보중익기탕을 사용한다.

이런 치료로 3주내에 50%, 7주내에는 86%가 낫는다는 임상결과가 나와 있다.

양방에서는 약물치료만 한다.

그냥 내버려둬도 짧게는 1주일, 길게는 3주일쯤 가면 저절로 회복된다는
이유에서다.

안면신경에 인접한 혈관이 수축되지 않도록 혈관확장제를 처방한다.

부신피질호르몬제로 신경의 염증 및 부종을 가라앉혀 주며 간혹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신경안정제를 투여한다.

<> 안면경련의 원인과 증상 =귀뒤의 안쪽 뇌에 있는 안면신경의 뿌리가
함께 붙어있는 소뇌동맥이 박동할때 자극을 받아 안면경련이 일어난다.

중년이후에 안면경련이 많이 생기는데 이는 동맥이 노화되거나 경화되면서
늘어나 안면신경 뿌리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경련은 자력으로 조절하기 어렵게 나타난다.

처음에는 눈주위에 가볍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얼굴 전체로
퍼진다.

심하면 턱밑 근육에 까지 경련이 파급되고 발작횟수와 강도도 심해진다.

급기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할 때, 술을 먹을 때, 남과 얘기할
때 등 사소한 자극에 의해서도 안면경련이 생기게 된다.

이로인해 환자들은 압박감이나 열등감 대화공포증에 빠질 수 있다.

<> 안면경련 치료 =수술로 압박받는 안면신경을 인접혈관과 분리하면
경련이 줄어든다.

이봉암 교수의 경우 이렇게 분리시킨 혈관과 신경이 다시 엉키지 않도록
교통정리하는 처치를 가미해서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50~75%의 치료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안면신경이 갈라진 곳을 일부 절개하거나 알코올이나 페놀을 해당
신경에 주사하기도 한다.

신경마비독소인 보툴리눔톡신을 얼굴 피하에 주사하거나 고주파로 신경
일부를 응고시키는 방법도 많이 쓴다.

하지만 효과는 대체로 일시적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뇌신경의 기능 ]

<> 후각신경 : 후각 담당
<> 시신경 : 시각 담당
<> 동안/활차/외향신경 : 눈의 움직임 담당
<> 삼차신경 : 눈위/코밑/턱부위에 연결된 감각신경으로 뇌신경중 가장
두텁다
<> 안면신경 : 얼굴표정을 만듦
<> 내이신경 : 전정기관과 달팽이관을 담당, 청각및 평형감각 유지
<> 설인신경 : 미각과 혀의 움직임을 주관
<> 미주신경 : 인후두 심장 폐 기관지 귀의 기능 조절. 뇌신경중 가장 길다
<> 부신경 : 운동신경의 일종
<> 설하신경 : 침의 분비와 혀의 움직임 주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