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아마조네스''

전통적인 백인 남성 중심사회인 뉴욕 월가에서 일단의 여성들이 투자분석과
경영면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며 ''아마조네스 월가''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증권업체인 페인웨버의 메리 페럴 경영이사 겸 투자분석가, 하이디 밀러
시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애비 코헨 골드만 삭스 투자분석가 등
10여명이 그들이다.

메리 페럴은 월가에서만 28년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 투자분석가.

PBS TV방송의 "루이스 루카이저의 주간 월 스트리트"에 수년간 출연해
정확한 월가 시황분석과 전망으로 명성이 높다.

"주식의 여왕(Queen of stock)"이라는 애칭을 듣고 있을 정도다.

특히 페럴은 월가의 여성 진출역사의 산 증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월가에서 여자라고는 창구직원이 고작이었던 지난 71년 투자은행인 퍼싱에
입사하면서 월가의 여성 애널리스트 시대를 열였다.

예술대학 출신으로 금융의 "ABC"도 몰랐으나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남성들을
제치고 페인웨버를 대표하는 애널리스트로 우뚝 섰다.

"월가의 그린스펀"로 불리는 골드만 삭스의 명 투자분석가 애비 코헨도
빼놓을 수 없는 월가의 여전사다.

골드만 삭스 투자정책위원회의 공동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증시
낙관론자로 소문나 있다.

90년대 미국증시의 강세를 일찍부터 예언, "주식국가 미국"의 증시활황에
일조했다.

지난 9월말 금리인상설과 달러 하락으로 한주동안 다우지수가 5백24포인트
(5.2%)나 떨어졌던 뉴욕증시가 코헨의 "뉴욕증시 저평가" 발언으로 89포인트
반등한 것은 그의 파워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시티그룹의 하이디 밀러 CFO는 칼리 피오리나에 다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능력있는 여성 기업인으로 꼽힌 인물이다.

시티코프(은행)와 트래블러스(보험)간의 합병때 산파역을 했으며 현재는
싯가총액이 6천6백80억달러에 달하는 시티그룹의 재정부문을 맡고 있다.

모건스탠리 딘 위터의 메리 미커 투자분석가는 인터넷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날리는 증권애널리스트.

그가 찍은 아메리카온라인(AOL) 등 8개 종목은 추천후 주가가 10배 가량
뛰었다.

미 경제전문 격주간지인 포천은 만약 그녀가 "아마존주식 매수 경고"를
내면 곧바로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돈 레포레(45) 챨스 슈왑 부사장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월가의
여장부다.

지난 96년 증권회사인 챨스 슈왑을 온라인 증권업체로 탈바꿈시킨 주인공
이다.

레포레는 95년 척 슈왑 회장에게 온라인 시장에 대한 전망과 진출 방법을
제시, 챨스슈왑을 온라인증권시장의 42%를 점유하는 1위 업체로 키워냈다.

이외에도 미국 3위의 시중은행은 체이스맨해튼의 CFO를 맡고 있는 디나
듀블론(46)과 로폰 피트 골드만삭스 이사(46), 바클레이투자은행의 CEO인
파트리샤 던(46), 오펜하이머천드의 브리지트 매카스킬 CEO,
피델리티투자은행의 투자분석가 아비길 존슨(37) 등이 월가에서 동료 남성들
을 제치고 성공한 맹렬 여성들로 꼽힌다.

경제전문 인터넷 미디어인 CNNfn은 24일 "합리적 성향의 여성들이 월가에
진출하면서 인맥및 학연중심의 가부장적 남성주의의 월가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