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세달째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뮤추얼펀드 시장에선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뮤추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지금이 간접투자의 적기라며
일제히 ''우리가 최고, 나에게 돈을 맡겨 달라''고 외치고 있다.

뮤추얼펀드는 지난해말 허용된 이후 ''박현주 사단''이 이끄는 미래에셋자산
운용이 줄곧 독점해 왔다.

''박현주 펀드''는 결실을 몇달 앞둔 지금 대풍년을 약속하고 있다.

펀드수익률이 당초 목표치(30%)보다 3배이상 높은 90%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의 뮤추얼펀드시장 독점시대는 올 하반기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내로라하는 ''황금손''들이 미래에셋에 잇따라 도전장을 던졌다.

SEI에셋코리아 마이다스 리젠트 KTB 다임인베스트먼트 유리 월드에셋 등
모두 8개 자산운용회사가 등장했다.

고객입장에서 보면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셈이다.

구미가 당기는 회사를 고르면 된다.

자산운용사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처럼 펀드매니저의 실력을 강조하는 데가 있는가 하면 사람 중심의
펀드운용을 거부하고 시스템 운용을 고집하는 곳도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 만든 다임인베스트먼트와 재미 사업가 김종훈씨가
만든 유리자산운용이 시스템운용의 대표주자다.

이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능력을 강조하는 회사들간에도 차별성이 존재한다.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장기보유하는 "가치투자(Value
Investment)"를 추구하는 곳(리젠트, SEI에셋)과 가치투자보다는 단기시장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술적매매를 중시하는 곳(미래에셋, 마이다스,
KTB)으로 구별된다.

어떤 투자방식이 좋은 성적을 거둘지 속단하기 어렵다.

결과가 말해줄 뿐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은 일제히 내년의 증시 기상도가 쾌청할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장기업의 실적호전 추세로 볼때 대우사태가 마무리된 뒤 내년에는 또
한번의 주가상승세가 예상된다"(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지금이 바로 펀드설정의 적기"(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이사)란 설명이다.

증시업계 전문가들 역시 "비록 지금은 증시상황이 불안하지만 1년뒤를
생각하면 지금이 바로 펀드가입의 타이밍"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산운용회사의 뮤추얼펀드는 투자신탁(운용) 회사들이 운용하는
주식형수익증권보다 안전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자산운용회사는 대우채권 관련 손실이 없을 뿐 아니라 투신사 구조조정과도
관계없기 때문이다.

뮤추얼펀드의 천하통일을 꿈꾸는 8개 자산운용회사의 면면을 살펴본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선두주자로 국내 최강이다.

무엇보다 김영일, 구재상, 손동식 등 쟁쟁한 매니저들이 즐비하다.

"수익률은 펀드매니저의 실력에 좌우된다"고 믿는 박현주 사장이 돈을
아끼지 않고 최상급 펀드매니저를 스카우트해 왔기 때문이다.

수익률뿐 아니라 위험관리에도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치투자를 기본으로 하되 시장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다소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현재 자산규모는 1조9천억원이다.

<>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지난 7월 1호펀드를 내놓자 마자 2천4백억원어치
나 팔려 화제를 모았다.

대한투신의 간판스타였던 김기환 펀드매니저가 운용 총책임을 맡고 있다.

박광수 팀장과 최대협 팀장 역시 대한투신 출신으로 우스갯소리로 대투의
"자회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상승기에는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 하락기에는 채권금리이상의
수익을 낸다는게 투자철학이다.

특히 어떤 경우에도 원금을 까먹지 않는다는게 김 매니저의 신념이다.

주주는 국민은행 하나은행과 다수의 중견기업이다.

자산규모는 3천3백억원.

<> 리젠트자산운용 =영국의 금융회사인 리젠트퍼시픽그룹이 최대주주인
대유리젠트증권이 전액 출자해 만든 회사로 국내 최초의 외국계 자산운용
회사인 셈이다.

뱅커스트러스트 펀드매니저 출신의 이원기 사장과 김석규.김준연 전
한국투신 펀드매니저와 오성식 전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가 주축이 됐다.

오씨도 한투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투의 "자회사"인 셈이다.

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3명의 펀드매니저들이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 장기보유하는 스타일로 유명
하다.

자산규모는 4백90억원.

<>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미국의 SEI인베스트먼트(50.1%), 동양증권,
IFC(국제금융공사) 등이 주주다.

가치투자와 윤리성을 가장 강조하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박경민 펀드매니저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는 인물.

기업 본질가치를 따져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가치투자의 신봉자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단기시장 흐름은 가급적 무시한다.

직원들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근로자장기저축에도 가입하지 못한다.

적발되면 퇴사될 정도로 엄격한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운용자산규모는 2천1백억원.

<> 월드에셋자산운용 =투자자문사에서 최근 자산운용회사로 전환했다.

투자자문 투자일임 자산운용업을 모두 할수 있는 종합 자산운용회사로
변신한 셈이다.

지난 94-95년 대한투신에서 "실적장세" "블루칩장세"를 이끈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는 서임규씨가 대표 펀드매니저다.

그런만큼 실적대비 저평가된 종목과 핵심블루칩 위주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
이다.

박종후 조흥증권 주식팀장, 박성호 국민선물 파생상품팀장 등 쟁쟁한
펀드매니저가 합류했다.

11월 22일경 2천억원규모의 "월드에셋 그랜드슬램 1호"를 선보일 예정이다.

<> 다임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 모여 설립한 회사다.

펀드매니저의 개인역량보다는 포트폴리오 모델을 기본으로 하는 시스템
운용을 강조한다.

고수익추구 일변도의 운용전략을 지양하고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른 차별화
된 운용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운용 기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인덱스펀드 모델, 종목선정모델, 각종 리스크관리 모델 등 총 28개의
포트폴리오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25명의 직원중 주식부문 펀드매니저가 2명에 불과한 것도 시스템 운용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운용자산규모 80억원.

<> 유리자산운용 =재미사업가 김종훈(현 루슨트테크놀로지 캐리어네트웍
사장)씨가 설립한 회사다.

다임인베스트먼트처럼 시스템운용을 강조하고 있다.

차이점은 파생상품을 많이 활용한다는 점이다.

동양오리온투신의 차익거래전용펀드에서 명성을 날렸던 서경석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차익거래란 선물과 현물주식을 동시에 사고팔아 무위험 수익을 올리는
거래방식이다.

투자원칙은 주가등락과 무관하게 금리이상의 일정한 수익을 내겠다는 것.

주가지수선물 금리선물 옵션등 파생상품을 주로 활용한다.

운용자산규모 2백62억원.

<> KTB자산운용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이 전액 출자해 만든 회사다.

리젠트처럼 펀드매니저인 장인환씨가 사장을 맡고 있다.

장씨는 현대투신 시절 "스폿펀드의 황제" "단기매매의 귀재"로 통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무려 2조5천억원(1백50여개 펀드) 규모의 스폿펀드를
조기상환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당시 함께 스폿펀드를 운용하던 안영회 펀드매니저와 독립한 것이다.

펀드이름도 "장인환.안영회 자산배분형 1호"로 실명이다.

투자성향은 시장흐름에 따라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스타일이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