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지는 계절이 왔다.

찬바람이 옷속으로 파고드는 늦가을엔 집안에 꽃다발이나 화분 하나만
들여놓아도 한결 화사해지고 집안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

요즘 꽃시장에선 국화가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장미의 인기도 국화에 미치지 못한다.

늦가을 꽃시장을 소개한다.


<>꽃 도매시장 현황

대도시에는 대개 꽃 도매시장이 있다.

서울에 있는 대표적 꽃 도매시장으로는 양재동 화훼공판장과 강남고속버스
터미널 지하상가 일대, 남대문시장 안에 있는 대도상가 3층 등을 꼽을 수
있다.

동네 꽃가게 상인들은 이런 도매시장에서 꽃을 사다가 판다.

물론 도매시장 값이 훨씬 싸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운영하는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밤 사이에 지방에서
올라온 꽃을 전자경매를 통해 중도매인들에게 분배하는 곳이다.

꺾어서 파는 절화, 화분에 담아 파는 분화는 물론 화환 난 관엽수 등 모든
화훼류를 취급한다.

중도매인들은 경매로 산 꽃을 꽃가게를 운영하는 소매상들에게 판다.

일반인도 중도매인한테 꽃을 살 수 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일대와 대도상가 꽃도매시장에서는 경매가 열리지
않는다.

상인들이 선금을 주고 화훼농가에서 가져온 꽃을 직접 소매상들한테
판매한다.

이들은 꽃을 팔고 나서 15~20%를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나머지를
농민들에게 넘긴다.

판매가격은 양재동과 비슷하다.


<>절화시장

요즘 꽃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꽃은 국화다.

특히 꽃송이가 작은 소국이 인기다.

소국은 도매시장에서 팔리는 품목만 20여 가지에 달할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노란색의 카산드라, 흰색의 백푸마, "이쁜이"라고도 불리는 오색화 등이
대표적이다.

값은 종류에 따라 다르고 그날 그날의 경매 결과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개 10송이 1속에 1천~2천원이면 살수 있다.

꽃병에 꽃아두기엔 2~3속이면 충분하다.

소국을 억새라든지 수수 조 까치밥 갈대 등 부자재와 함께 꽂아두어도 좋다.

양재동화훼공판장내의 절화도매시장 2층에는 이런 부자재는 물론 꽃병
꽃바구니 등을 파는 점포들이 몰려 있다.

꽃병은 재질에 따라 유리꽃병과 도자기꽃병이 있는데 대개 5천~8천원짜리가
많이 나간다.

장미는 계절에 관계없이 인기를 끈다.

다만 값이 비싼 편이다.

도매시장이라 해도 10송이 1속에 3천~5천원은 줘야 한다.

장미든 소국이든 절화 값은 신선도에 따라 달라진다.

출하된지 오래된 꽃일수록 값이 떨어진다.


<>분화시장

분화에서도 요즘엔 국화가 최고다.

양재동화훼공판장 마당엔 국화 화분이 잔뜩 놓여 있다.

소국은 1분에 2천원짜리부터 3만원짜리까지 있다.

작년 이맘때에 비하면 30%쯤 올랐다.

하지만 5천~8천원쯤 주면 탐스러운 소국 화분을 하나 살 수 있다.

꽃송이가 손바닥만한 대국은 10송이 1분에 2만5천~3만원쯤 줘야 한다.

분화시장에선 국화를 제외하면 서양란이 가장 많이 나간다.

서양란은 2~3개월간 화사한 모습을 뽐내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다.

열흘만에 시들어 버리는 절화에 비하면 수명이 긴 편이다.

요즘 많이 나가는 서양란은 덴파래와 온시디움.

값은 꽃 1줄기당 8천원 꼴이므로 5줄기짜리 화분이면 4만원 가량 줘야 한다.

겨울에 많이 나가는 신비디움과 호접도 나왔다.

호접은 1줄기당 1만원쯤 줘야 하는데 대개 한 화분에 3줄기 내지 10줄기를
담는다.


<>쇼핑 포인트

양재동화훼공판장은 자녀들 교육장으로도 좋은 곳이다.

주말이나 휴일에 온가족이 함께 꽃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이곳은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고 주차요금도 싸다.

1시간에 5백원, 2시간에 1천5백원을 받는다.

화훼공판장 전시실에선 매주 금요일 오후 플로리스트협회 후원으로 "꽃꽂이
무료강습회"가 열린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