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7월 의약분업을 앞두고 약국의 대형화 체인화가 이뤄지는등 대변혁이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병원이 모여있는 지역은 대형약국의 개업이 줄을 잇고있다.

반면 병원이 적은 지역의 약국은 눈에 띄게 줄고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미국식 약국 체인이 등장하는가 하면 사이버 약국 등
다양한 형태의 약국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약국의 소수 대형화 =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서울지역에서
5백76개 약국이 개업하고 7백31개 약국이 문을 닫아 1백55개의 약국이
줄었다.

새로 개업한 약국은 내년7월 의약분업을 겨냥해 대부분 30평이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들 대형약국은 10평미만 동네약국의 설땅을 잃게 만들고있다.

이같은 추세는 강남구의 경우 두드러진다.

이 기간중 42개 약국이 문닫고 49개가 개업했다.

이 가운데 8개 약국은 40~1백평에 이르는 대형약국이다.

특히 개업한 약국의 절반이 넘는 27개 약국은 아예 약국이 없던 자리에
새로 문을 열었다.

그동안 개업하는 약국의 대부분이 폐업하거나 이전한 약국을 물러받아온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강남지역 약국의 성장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는 강남구에 종합병원과 병원이 밀집해 있어 의약분업이 실시될 경우
엄청난 수요가 일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강남구에는 종합병원은 물론 의원급 의료기관만도 서울시 전체의 10분의 1이
넘는 5백여개가 있다.

치과의원도 3백개가 넘는다.

반면 병원이 적은 편인 동대문구는 84개 약국이 개업하고 1백8개가 문을
닫아 대조를 이뤘다.

<>미국식 약국 체인등장 = 제일제당은 약사단체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식 드럭스토어 "올리브영" 1호점을 이달중 강남구 논현동에 열기로 했다.

이 점포는 제일제당 등이 생산하는 생필품 화장품을 파는 매장 70평과 약국
30평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생필품매장은 제일제당이 직영하고 약국은 양성칠 약사가 경영하게 된다.

제일제당측은 체인점 오픈 소식이 전해지자 젊은 약사 2백여명이 체인점
가입문의를 해올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약사단체는 재벌기업이 약국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저지운동을 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이버 약국의 등장 = 현재 국내에는 약2백여개의 사이버 약국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있으며 의약품도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를
거스르기 힘들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약국을 절대규제하겠다는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나 일부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약청은 <>약국이 아닌 곳에서의 의약품 판매 <>약효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제품의 판매 <>소비자보호대책 미비 등의 문제점을 들며 반대해 왔으나
조만간 공청회를 열어 규제완화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