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델 교수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경제학의 천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MIT대학에서 2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시카고 대학에서 교수생활
을 하면서 30대 초반에 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잡지인 "Journal of
Political Economy"의 편집인을 역임했으니 그저 경이롭기만 할 뿐이다.

그의 유명한 먼델-플레밍 모델은 먼델의 시카고 제자들인 돈부시 프렌켈
무사 교수 등과 같은 현재 미국경제학을 이끌어 가는 쟁쟁한 교수 등에
의해서 확장, 발전돼 오늘날의 개방거시경제모형으로 자리잡았다.

먼델은 또 국가간의 단일통화채택과 관련된 최적통화지역이론을 최초로
경제학에 제시했다.

이 이론은 유럽통화제도와 통화동맹과 관련된 이론적 분석의 틀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모든 연구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이루어졌다는 점은 그의
천재성을 드러내는 한 대목이다.

먼델 교수는 80년대에 들어 레이건행정부의 경제철학인 공급경제학과 관련된
기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그는 지난 85년 미국 일본 독일 3국간의 환율조정협정인 플라자협정의
체결에 결정적인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컬럼비아대학 박사과정에서 지도를 받으면서 만난 먼델 교수는 눈부신
학문적 업적과는 달리 매우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게 했다.

한달에 한번 만나기도 어려운 다른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들과는 달리
항상 교수실을 개방했다.

심지어 본인의 집으로 오도록 해 술잔을 권하는 등 경제학의 대가가 가질
수 있는 권위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무쪼록 이번 그의 수상을 계기로 그동안 그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국제통화
제도의 고정환율 제도로의 복귀가 새롭게 논의돼 혼란스러운 국제통화질서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촉매제의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태준 < 동덕여대 교수 tjkm@dongduk.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