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 경영교실 : (KEMBA 21세기 경영학) '영국 버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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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버진그룹의 ''명성'' 활용사례 ]
KEMBA(KoreanExecutive MBA)는 핀란드의 헬싱키경영경제대학원과 산업정책
연구원(IPS)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강좌에서는 기업을 경영하는데 명성이 갖는 중요성과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명성(reputation)이란 칼의 양날과 같다.
명성을 구축해서 성가를 높일 때는 그 이상 좋을 수 없으나 일단 명성에
금이 가면 이는 돌이킬 수 없다.
80년대 초반 미국의 포천지가 가장 존경받는 기업들의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도 기업의 명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
영국의 버진 그룹은 명성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이를 잘 활용하며 성장해
왔다.
버진 그룹(Virgin Group)의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은 70년대초 20세에
음반의 주문판매 사업으로 기반을 닦아가며 런던 중심지에 매장을 연다.
중심지에 매장을 내는 것이 무리이긴 하지만 상징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였다.
이후 버진은 음반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버진 레코드는 섹스 피스톨스나 롤링 스톤즈, 제네시스 등 아티스트들을
보유하면서 세계 10대 음반회사의 하나로 쾌속 성장한다.
84년 브랜슨은 참모진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항공산업에 뛰어든다.
영국 항공(British Airways)이라는 거대 기업이 버티고 있는 항공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분명 누가 보기에도 무모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브랜슨은 재미(fun), 지불하는 금액에 비해 높은 가치(value for
money)를 제공한다는 기업이미지를 활용하면서 고객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았다.
버진 항공의 서비스는 분명히 파격적이었다.
이코노미 클래스의 손님에게 좌석의 크기 및 식사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객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예를 들면 이코노미 탑승객도 각 좌석앞에 있는 개인 스크린을 통해 세편의
영화 채널과 음악, 아동채널등을 포함하는 다채널 기내 TV, 그리고 다양한
컴퓨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등석은 없지만 어퍼 클래스(Upper Class)라는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대의
클래스를 두어 그 고객들에게 적어도 타 항공사의 퍼스트 플래스 탑승객들이
받는 대우를 해준다.
우선 고객을 런던시내에서 공항까지 리무진으로 모셔와 탑승수속까지 대행해
주고 전용 라운지에서는 목욕 및 이.미용까지 서비스하고 있으며, 기내에서는
무료 안마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 다.
또한 승무원들은 그들 스스로가 근무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버진 항공은 매년 항공사들에 수여하는 각종 상을
거의 휩쓸다시피 하고 있다.
실제로 브랜슨 자신도 버진 항공을 그룹사중에서 가장 아끼고 있으며 버진
항공이 버진 그룹의 가장 핵심적인 회사라는 데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
하지 않는다.
이러한 서비스를 받은 탑승객들은 버진 그룹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이는 버진이 이후 매우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어서 사업을 영위할 때
큰 힘이 되었다.
버진은 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해나갔는데 특히
최근에는 종합 연예 스포츠 레저 사이트인 버진 넷(Virgin Net)을 개설하여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터넷 사이트의 하나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버진의 사업확장이 여느 영.미 기업들과 다른 점은 이러한 확장이
거의 대부분 제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버진의 제휴 파트너는 그 분야의 전문업체로서 제품과 자본을 대며 버진은
버진이라는 이름을 제품에 붙이도록 하고 실제 경영전략의 수립 집행을
담당한다.
이에 대한 대가로 버진은 그 합작 기업의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즉 버진은 기업의 명성을 자본화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 분야의 버진다이렉트(Virgin Direct)같은 회사는
스코틀랜드 최대의 은행인 로얄 스코틀랜드 은행(Royal Bank of Scotland)이
파트너이며, 버진 콜라의 경우 캐나다의 음료업체인 코트(Cott Corp)가 제휴
파트너이다.
버진은 자신의 명성못지 않게 경쟁사의 명성도 시장 경쟁의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97년 영국 항공이 기존의 영국국기인 유니온 잭 모양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업 로고를 제정했을 때, 버진 항공은 유니온 잭문양을 그들이 사용하겠다고
하여 영국국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최근 코카콜라가 유럽의 몇 개국가에서 식중독을 일으켰을 때 버진은
민첩하게 그 기회를 포착하여 일부 시장에서 매상이 10배 가까이 오르기도
하였다.
브랜슨의 명성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명성이란 매우 소중한 기업의 무형자산이므로 남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브랜슨은 지금까지 2백여개의 신규사업에 진출하면서 버진이라는
그룹의 명성을 거의 예외 없이 활용하였다.
21세기의 경영환경은 지식화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해 명성이 기업의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더욱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기업들도 명성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어떻게 명성을 구축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 더 나아가 지적 자본화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김재범 < 명지대 교수 / 전 런던대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
KEMBA(KoreanExecutive MBA)는 핀란드의 헬싱키경영경제대학원과 산업정책
연구원(IPS)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강좌에서는 기업을 경영하는데 명성이 갖는 중요성과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명성(reputation)이란 칼의 양날과 같다.
명성을 구축해서 성가를 높일 때는 그 이상 좋을 수 없으나 일단 명성에
금이 가면 이는 돌이킬 수 없다.
80년대 초반 미국의 포천지가 가장 존경받는 기업들의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도 기업의 명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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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버진 그룹은 명성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이를 잘 활용하며 성장해
왔다.
버진 그룹(Virgin Group)의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은 70년대초 20세에
음반의 주문판매 사업으로 기반을 닦아가며 런던 중심지에 매장을 연다.
중심지에 매장을 내는 것이 무리이긴 하지만 상징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였다.
이후 버진은 음반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버진 레코드는 섹스 피스톨스나 롤링 스톤즈, 제네시스 등 아티스트들을
보유하면서 세계 10대 음반회사의 하나로 쾌속 성장한다.
84년 브랜슨은 참모진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항공산업에 뛰어든다.
영국 항공(British Airways)이라는 거대 기업이 버티고 있는 항공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분명 누가 보기에도 무모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브랜슨은 재미(fun), 지불하는 금액에 비해 높은 가치(value for
money)를 제공한다는 기업이미지를 활용하면서 고객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았다.
버진 항공의 서비스는 분명히 파격적이었다.
이코노미 클래스의 손님에게 좌석의 크기 및 식사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객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예를 들면 이코노미 탑승객도 각 좌석앞에 있는 개인 스크린을 통해 세편의
영화 채널과 음악, 아동채널등을 포함하는 다채널 기내 TV, 그리고 다양한
컴퓨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등석은 없지만 어퍼 클래스(Upper Class)라는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대의
클래스를 두어 그 고객들에게 적어도 타 항공사의 퍼스트 플래스 탑승객들이
받는 대우를 해준다.
우선 고객을 런던시내에서 공항까지 리무진으로 모셔와 탑승수속까지 대행해
주고 전용 라운지에서는 목욕 및 이.미용까지 서비스하고 있으며, 기내에서는
무료 안마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 다.
또한 승무원들은 그들 스스로가 근무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버진 항공은 매년 항공사들에 수여하는 각종 상을
거의 휩쓸다시피 하고 있다.
실제로 브랜슨 자신도 버진 항공을 그룹사중에서 가장 아끼고 있으며 버진
항공이 버진 그룹의 가장 핵심적인 회사라는 데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
하지 않는다.
이러한 서비스를 받은 탑승객들은 버진 그룹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이는 버진이 이후 매우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어서 사업을 영위할 때
큰 힘이 되었다.
버진은 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해나갔는데 특히
최근에는 종합 연예 스포츠 레저 사이트인 버진 넷(Virgin Net)을 개설하여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터넷 사이트의 하나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버진의 사업확장이 여느 영.미 기업들과 다른 점은 이러한 확장이
거의 대부분 제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버진의 제휴 파트너는 그 분야의 전문업체로서 제품과 자본을 대며 버진은
버진이라는 이름을 제품에 붙이도록 하고 실제 경영전략의 수립 집행을
담당한다.
이에 대한 대가로 버진은 그 합작 기업의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즉 버진은 기업의 명성을 자본화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 분야의 버진다이렉트(Virgin Direct)같은 회사는
스코틀랜드 최대의 은행인 로얄 스코틀랜드 은행(Royal Bank of Scotland)이
파트너이며, 버진 콜라의 경우 캐나다의 음료업체인 코트(Cott Corp)가 제휴
파트너이다.
버진은 자신의 명성못지 않게 경쟁사의 명성도 시장 경쟁의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97년 영국 항공이 기존의 영국국기인 유니온 잭 모양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업 로고를 제정했을 때, 버진 항공은 유니온 잭문양을 그들이 사용하겠다고
하여 영국국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최근 코카콜라가 유럽의 몇 개국가에서 식중독을 일으켰을 때 버진은
민첩하게 그 기회를 포착하여 일부 시장에서 매상이 10배 가까이 오르기도
하였다.
브랜슨의 명성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명성이란 매우 소중한 기업의 무형자산이므로 남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브랜슨은 지금까지 2백여개의 신규사업에 진출하면서 버진이라는
그룹의 명성을 거의 예외 없이 활용하였다.
21세기의 경영환경은 지식화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해 명성이 기업의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더욱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기업들도 명성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어떻게 명성을 구축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 더 나아가 지적 자본화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김재범 < 명지대 교수 / 전 런던대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