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2년만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앞질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일본은행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일본의 1인당
GDP가 전년보다 10.1% 줄어든 2만9천9백25달러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1인당 GDP는 전년보다 3.9% 늘어난 3만1천4백57달러였다.

이로써 미국은 1인당 GDP에서 지난 86년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이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앞지른 것은 두나라의
상반된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90년대들어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온 반면 일본은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시달려 왔다.

게다가 지난해 달러대비 엔화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도 일본의 달러표시
1인당 GDP를 크게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97년의 경우 연평균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백20.94엔이었으나 98년에는
달러당 1백30.21엔으로 엔화가 7.7% 가량이나 절하됐다.

미국은 지난 86년까지만 해도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앞질러 왔으나 87년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당시 미국과 일본의 1인당 GDP는 각각 1만9천3백24달러와 1만9천8백6달러
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일본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작년에
비해 엔화가치도 크게 높아져 올해 1인당 GDP에서는 일본이 다시 미국을
앞서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