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NGO 세계대회에서는 인권문제가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인권신장을 위한 NGO의 역할이라는 큰 범주 아래 "인권과 평화" "여성의
인권과 여성폭력의 근절" "노인의 인권" "언어와 인권" 등 다양한 주제의
분과별 토의가 진행됐다.

특히 최근 북한 사태와 관련, "탈북난민의 인권"에 대한 논의도 벌어져
NGO의 관심 영역은 전 지구적임을 새삼 실감케했다.

인권문제에 관한 대표적 기구인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의
댄 존스 인권교육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인권은 21세기를 맞는
시점에서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고문 사형 정치적 박해 등의 인권문제가 주로 다뤄졌지만 새
밀레니엄시대에는 인터넷 등 정보통신의 발전이 새로운 인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제기했다.

그는 "정보통신기술은 개인의 인권을 "보이지 않게" 유린하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인권문제를 전세계에
고발하고 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전세계 인권상황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1백30여개 국가에서는
인권이 문제시되고 있다"며 "특히 이 가운데 70~80개 국가의 인권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죄수를 다루는데 있어 인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며 중남미 등에서는 어린이들이 전쟁에 이용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인권상황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AI가 매년 작성하는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아직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남북한의 양심수 문제와 고문행위 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 위원장은 "한국의 NGO들이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서 "김대중 대통령도 이 법으로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으므로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존스 위원장은 AI 영국지부 인권교육위원장으로 양심수 및 난민구호운동,
고문.사형집행 반대 캠페인 등을 적극 전개해오고 있다.

그는 "영국은 법치국가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지만 북아일랜드 등에서는
경찰에 의한 살해 구금 테러 등이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유색인종 흑인
이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