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제품 값이 오를수록 생산자는 이득을 많이 얻는다.

그러나 반도체의 경우는 예외인 것 같다.

증권전문가들은 64메가D램 값이 개당 20달러선을 넘어서면 반도체주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나친 가격상승은 PC메이커들에 원가부담을 높인다는 것.

이에 따라 64메가D램 대신 저급제품을 사용하는 PC메이커가 늘어나면서
반도체메이커들의 수익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반도체값이 올라간다고 좋아하기만 할 일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수요감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PC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모듈은 64메가D램 9개를 채용한다.

개당 20달러씩 치면 모듈값은 1백80달러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중앙처리장치(CPU)값은 1백40-1백50달러선.

따라서 저가PC를 만드는 업체로서는 당연히 메모리값 절감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

64메가D램 대신 저급제품을 사용할 게 뻔하다.

이 경우 반도체 제조공정의 특성상 제품 교체생산은 쉽지않다.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업계의 수익은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대우증권 전병서부장은 "장기공급계약 가격이 지금처럼 10-13달러선을
유지하고 현물시장에서 64메가D램 값이 개당 15달러밑으로만 내려오지
않으면 원가대비 두세배의 이익을 내는 최적의 상태"라고 말했다.

전부장은 "가격이 더 올라간다면 당장의 수익은 좋아질 지 모르나 결국
수요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고 지적했다.

< 조주현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