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쯤에야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던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압축기술과 보다 빠른 인터넷 접속기술의 개발이 인터넷 영화
상영시기를 앞당길 것이다"

미국 인터넷회사 사이트사운드의 스콧 샌더 사장은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인터넷을 통한 장편영화 배급사업 모델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샌더 사장의 전망은 한국에서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고속인터넷망이 확산되면서 이를 통해 영화를 상영하는 인터넷영화관이
속속 생기고 있다.

국내외 유명영화의 판권을 사들여 영화를 상영하는 주문형 온라인 영화관이
나왔는가하면 최신 영화의 극장개봉에 맞춰 인터넷 동시 개봉을 시도하는
온라인 극장도 잇따라 등장했다.

바야흐로 영화관에 가지 않고 영화를 보는 "인터넷 안방극장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온디지털의 "씨네파크"(www.cinepark.com)는 지난 8월9일 개관 이래 벌써
3만5천명의 회원을 확보, 이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씨네파크는 국내외 영화들을 편당 5백원에 관람할 수 있는 유료 주문형
상설영화관을 운영한다.

이미 3천여 회원이 20편을 감상할 수 있는 1만원짜리 전자쿠폰을 구입,
인터넷 주문형(VOD) 영화시장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씨네파크는 최근 한국영화 "댄스댄스"의 극장-인터넷 동시개봉 테이프를
끊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7월 서울 명보극장 등 전국 14개 도시 60개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영화 "오스틴 파워"를 자사 인터넷 서비스인 하나넷 홈페이지
(home.hananet.net)를 통해 상영했다.

인터넷 영화 관람요금은 편당 2천5백원이었다.

하나로통신은 앞으로 ADSL(디지털가입자회선)을 활용해 영화는 물론 다양한
동영상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문을 연 "마구리"(www.maguri.com)와 "네오무비"(www.neomovie.com)
등은 무료 영화사이트.

지난 8월15일 개관한 IMP의 마구리는 6편의 한국영화를 무료로 제공하며
음반 및 게임 등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내년초 네티즌들이 직접 영화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시나리오 공모"를 통해 발굴한 신인들로 장편영화를 제작, 극장과 인터넷에
동시 개봉할 계획이다.

네오무비는 현재 "영호프의 첫째날"을 상영하고 있으며 인터랙티브
인터넷영화를 계속 제작해 개봉할 계획이다.

또 극영화 5편의 판권을 구입, VOD로 제공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50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9월 18일 영화 "카라"를 극장과 동시에 개봉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뱀파이어 블루" "열한권의 일기장" 등 자체 제작한 영화들을
사이트를 통해 상영할 예정이다.

네오무비는 인터넷영화 이용환경이 안정될 때까지 모든 영화를 무료로
서비스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인터넷이 영화관과 비디오 대여점을 위협하게 될 새로운
영화배급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메타필르믹스"가 지난달 인터넷 전용
영화 "퀀텀 프로젝트" 제작을 발표함으로써 인터넷 전용영화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 영화는 내년 5월 인터넷 웹사이트(www.sightsound.com)를 통해 개봉된
뒤 영화관이나 홈비디오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세계 최초의 인터넷전용 영화관으로 꼽히는 "아이필름"(www.
ifilm.com)이 유명하다.

이 사이트에서는 지난 5월 인터넷에서만 상영할 목적으로 만든 디지털장편
영화 "파산"(감독 에드워드 빌가)을 상영해 화제를 모았다.

할리우드의 대형영화사들은 아직 인터넷을 영화배급 매체보다는
영화홍보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필름을 수백권씩 복사해 극장측에 배급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인터넷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