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재계는 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제16회 한.일 재계회의를 갖고
기업 구조조정의 성공을 위해 양국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양국 재계 대표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김우중 전경련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에서 진행중인
기업 구조조정의 진행을 위해 양국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측 대표인 이마이 다카시 게이단렌 회장(신일본제철 회장)은 전략적
제휴 확대가 일본의 경기회복과 중장기적인 경제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며 김회장의 제의에 적극 동의했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양국간 무역역조
해소 및 전략적 제휴를 위한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손 부회장은 또 "양국 기업간 동등한 파트너쉽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국제
시장에서 공동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실무협상을 통해 마련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본측 대표들은 민.관 합동 산업경쟁력회의의 운영과 성과
등을 소개했으며 우리측은 정부에 산업경쟁력강화위원회 설립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일 양측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글로벌 규범
(스탠더드)에 걸맞는 제도를 도입하고 세제 지원을 통해 과잉설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전경련측은 전했다.

양국 재계는 또 지구온난화,산업폐기물 문제 등을 공동으로 논의하기 위한
협력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양국 재계는 기술제휴 중심의 협력관계가 기술교환 공동개발 공동 생산
및 판매, 과잉설비의 공동처리 등 경영활동의 핵심분야를 포괄하는 형태로
발전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양국 재계는 최근 한국의 새한과 일본의 도레이간 폴리에스테르필름합작
사업과 현대자동차와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간 승용차공동생산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략적 제휴 대상도 벤처기업 중소기업 지방기업 등으로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일간 부품 및 제품의 호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김우중 회장, 조석래 효성, 장치혁 고합,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등 14명이 참석했으며 일본측에서는 이마이 회장과
추지 요시후미 닛산자동차 회장, 모리카와 도시오 스미토모은행 회장,
후쿠마 도시카츠 미쓰이물산 부사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일본측 대표단은 8일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하고 주한 일본대사
주최간담회에 참석한 뒤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익원 기자 ik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