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종묘에 이어 서울 흥농 중앙종묘 등 국내 굴지의 씨앗회사들이 IMF이후
연이어 외국기업에 넘어가자 종자시장의 종속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흥농과 중앙종묘를 인수한 세미니스사, 서울종묘를 인수한 노바티스사, 청원
종묘를 인수한 사카다사 등 국내 진출 외국 종묘회사들에 우리 종자시장의
70%이상이 이미 넘어갔기 때문이다.

씨앗이 좋아야 열매도 좋다.

그래서 예부터 농부는 곡식 과실 등에서 우량한 것들을 골라 씨앗으로 썼다.

그러나 유전공학과 생명과학의 발달은 특수한 성능을 지닌 씨앗을 개발할
수있게 했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씨앗을 살균처리해 건강한 씨앗으로 만드는
기술은 뒤떨어진 방법이 됐다.

씨앗에 농약과 염료를 발라 토양에 있는 세균으로부터 보호를 받아 발아율이
높은 "코팅씨앗", 씨앗이 발아해서 성장할때 필요한 영양분까지 지닌 "펠레팅
씨앗" 등이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세계적인 몇몇 종묘회사가 "터미네이터 테크놀로지(Terminator Technology)"
를 써서 "터미네이터 씨앗"이란 것을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

이 씨앗은 한번 뿌려 재배한 식물에서 얻은 "2세대 열매"를 씨앗으로 쓸
수없다.

2세대 씨앗에 번식능력을 전달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으로 터미네이터 씨앗은
"거세 씨앗"인 것이다.

이 씨앗의 실용화는 농업을 더욱 씨앗회사의 영향력하에 놓이게끔 만들
것이다.

또 유전자변형 농산물에서 피해가 나타나듯이 이 씨앗으로 얻은 농산물이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각국은 긴장하고 있다.

외신은 미국 몬산토사가 터미네이터 씨앗개발을 중단하겠다고 곧 선언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이에대해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긍정적인 첫번째 조치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보다 큰 그림을 생각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다.

그래도 몬산토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차제에 터미네이터 씨앗을 못팔게끔 지구촌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