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간 밥그릇 싸움으로 국제기구 감투를 놓치게 됐다.

문제의 발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회원국인 한국측에
공공관리위원회(PUMA.Public Management Committee) 부의장직을 비공식적
으로 제의해 온데서 비롯됐다.

PUMA는 행정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국제논의를 위해 지난 90년 설립된
OECD 산하기구.

이 자리를 놓고 예산처의 이계식 정부개혁실장과 행자부의 김범일
기획관리실장이 물망에 올랐다.

국내 공공부문 개혁의 사령탑인 예산처는 PUMA가 정부조직은 물론 재정
규제개혁 부패방지 등 공공부문 개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다루는 기구
라는 점을 들어 대표성을 주장했다.

반면 행자부는 그동안 PUMA 회의에 꾸준히 참석하며 공을 들여 왔다는
기득권을 내세웠다.

양부처간 경합이 치열해지면서 힘겨루기 양상으로까지 번지자 입장이
난처해진 외교통상부는 거중 조정을 포기한채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다는
후문.

이에 따라 아일랜드가 어부지리격으로 오는 28일 열리는 총회에서 3년
임기의 부의장직에 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번 PUMA 부의장직은 실속이 없는 얼굴마담 자리"라며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PUMA 부의장직은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공공개혁의 성과를 세계무대에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며 부처이기주의
때문에 호기를 날리게 됐다고 푸념했다.

한편 이계식 실장은 내년 1월 PUMA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해 이날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