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월성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중수누출사고에서 한국전력
작업자들이 작업규정을 지키지 않아 피폭량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국정감사에서
특별보고를 통해 "중수누출 후 사고처리 작업자들이 규정대로 장비를 착용
하지 않아 방사선 피폭량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고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의 방사선량이 10MPCa 이상인데도 작업자
2명이 산소마스크가 아닌 삼중수소 얼음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해 방사선
피폭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날 작업을 한 이기선씨와 권현호씨는 각각 방사선 피폭 예상선량이
4.44mSv(밀리시버트)와 3.64mSv로 다른 작업자들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이
수배 수십배나 많아 방사선작업금지 조치를 받았다.

또 한전은 4일 오후 7시 10분 사고가 발생한 뒤 하루가 지난 5일 오후 4시
30분에야 과기부 현장 주재관에게 보고했고 사고내용의 인터넷 공개(5일 오후
10시)도 뒤늦게 하는등 사고처리에 미숙함을 드러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그러나 이들이 피폭당한 방사선량은 원전의 계획예방
정비기간중 가끔 발생할수 있는 통상적인 수준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현장에서 피폭량이 가장 많은 사람은 4.44mSv였으며 98년 국내
원전에서 4mSv이상의 방사선 피폭을 당한 작업자는 1천2백70여명에 이른다.

보고서는 또 중수누출원인에 대해서는 "감속재 펌프 축 하단에 밀봉역할을
하는 O링이 펌프분해작업 도중 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손상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손상원인에 대해서는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