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리(FRB)는 5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에따라 연방 기금 금리는 현재의 5.25%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FOMC는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통화 정책기조를 기존의 "중립"에서 "긴축"
으로 선회, 오는 11월16일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FOMC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소비및 수입증가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생산성 증가가 임금과 물가 상승을 상쇄하고 있다고 판단,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요가 계속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FOMC는 "앞으로 한달간 인플레를 가져올 수도 있는 임금 등 비용
상승 부분에 특별한 주의(special alert)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FRB의 금리유지결정은 이미 사전에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각종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아직은 인플레 압력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인플레 관련 지표인 핵심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중
0.1%에 그쳐 33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생산성 증가율도 2%대를 유지, 인플레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오는 11월 회의에서는 FRB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5일 열린 회의는 지난 5월18일 열린 회의와 너무나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FRB는 금리는 인상하지 않은채 정책기조를 "중립"에서 "긴축"으로
선회한다고 발표했다.

다음회의가 열린 6월30일 연준리는 0.25%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각종 전망치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4분기중 1.6%(연간기준)로 낮아졌지만 3.4분기와
4.4분기에는 4%대로 높아질 것으로 많은 경제분석가들은 점치고 있다.

이는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는 적정 성장률 3%를 웃도는 것이다.

소비증가율이 지난 2.4분기까지 6분기 연속 4%대를 유지한 것도 향후
인플레 우려를 높이고 있다.

연준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노동시장이다.

연준리는 미국내 일자리가 계속 늘어날 경우 불가피하게 임금인상-인플레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11월 금리인상설"이 유력시되고 있으나 이와는 다른 시각도 없지는
않다.

금리인상이 자칫하면 주가급락과 이에따른 자본이탈을 초래해 급속한
경기침체를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준리가 11월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몇가지 변수가
있다.

앞으로 발표될 9,10월중 고용동향과 인플레율등은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오는 8일 발표될 9월중 고용동향에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된 것으로
나올 경우 연준리는 금리인상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 김선태 기자 orc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