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등하던 국제유가가 오랜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의 3대 기준유중 하나인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1월물 가격은
4일 뉴욕시장에서 전날보다 78센트 떨어진 배럴(약 1백60리터)당 23.76달러에
마감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WTI선물값은 32개월만에 처음으로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25달러를 넘어선 25.12달러를 기록했었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도 런던시장에서 69센트 떨어진 배럴당
22.98달러에 폐장돼 1주일여만에 다시 22달러대로 내려 앉았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반전된 것은 그동안의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많이 나온데다 내년 3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종료되면 노르웨이등 주요
산유국들이 일제히 증산에 나설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현재 하루 3백만배럴을 생산중인 노르웨이는 내년 3월이후부터 50만배럴을
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는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원유수출을 많이
하는 산유국이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이라크의 식량구입을 위한 원유수출
허용액을 잠정적으로 30억4백달러 가량 늘리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조치도 국제유가하락세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

안보리의 이 결의안은 다음달 20일로 끝나는 이라크의 6개월간 원유수출허용
한도액 52억5천6백만달러를 증액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이라크가 한도액을
다 채우지 못한 부족분을 이번에 한해 더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