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새 밀레니엄을 맞아 기획한 대하사극 "태조왕건"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왕과 비"를 연출한 김종선PD를 최근 새 사령탑으로 영입한데 이어 주연
배우를 확정하는 등 제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가 이환경 씨의 대본 작업과 경북 문경에 짓고 있는 야외 세트장 건설,
당시 의상 복원 등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관심을 모았던 왕건 역에는 최수종 씨, 궁예와 견훤 역에는 김영철 씨와
서인석 씨가 각각 캐스팅됐다.

제작진은 다음주 중으로 50여명에 이르는 주요 배역에 대한 추천 과정을
거쳐 오는 18일쯤에는 캐스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드라마국 측은 KBS 창사기념일 다음날인 내년 3월4일을 첫 방송날짜로
확정하고 이달 25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는 시나리오를 짜놓았다.

지난 6월부터 문경새재 제1관문 근처에 건설중인 야외세트장은 이달 27일
상량식을 가진후 11월 중순에 완공된다.

1만여평에 이르는 세트장에는 두개의 궁궐, 초가 47채, 기와집 53동 등이
들어서 실감나는 화면을 제공할 것이라고 제작을 맡은 KBS아트비전 측은
자신하고 있다.

대본 작업은 현재 5회분까지 완성된 상태.

초고는 10회분까지 준비돼 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고려시대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첫 드라마인 만큼 작가인 이씨는 고려사를
비롯해 왕건과 관련된 학술 논문 50여편과 여러 문헌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이야기 뼈대를 그려나가고 있다.

각종 소품 준비도 착착 진행중이다.

KBS의상팀은 최근 통일신라시대의 무인들이 입던 갑옷 30여종 등 1천2백여종
의 의상을 복원해냈다.

의상팀은 통일신라 유물과 전문가들의 고증을 바탕으로 삼국시대의 실용성과
당나라의 인위적 요소를 혼합한 통일신라 특유의 양식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기획을 맡은 안영동 CP는 "면밀한 고증과 자문을 거쳐 첫 고려사 대하드라마
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