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후면 동네 골목마다 자리잡고 있는 부동산중개업소가 파리만 날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부동산정보사이트 태인부동산클럽(www.taein.co.kr)을 운영하는 태인컨설팅
진순안 사장의 말이다.

진 사장은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세대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될 때
쯤이면 지금처럼 중개업소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매물을 검색한 후 필요한 경우에만 직접 중개업소를
방문할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인터넷의 물결에 잘 대처하는 몇몇 부동산업체만 살아남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태인컨설팅은 인터넷이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가는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 왔다.

89년 설립돼 부동산경매정보지 "일간태인경매정보"를 발행하던 이 회사는
96년부터 하이텔 등 주요 PC통신업체에 유료부동산정보(go taein)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인터넷에 부동산정보사이트를 열고 올해 4월부터 유료
서비스를 개시했다.

회원은 집을 싸게 구입하려는 일반인이 70%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정부기관
은행 성업공사 감정평가업체도 적지 않다.

현재 회원수는 1천2백여명.

다른 사이트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하지만 진 사장은 회비가 월 3만~5만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또 앞으로 경매정보지 구독자 1만여명과 하루1만여명인 PC통신 정보이용자들
이 인터넷회원으로 전환한다면 회원숫자가 증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사용자들도 인터넷회원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1년동안 전국경매정보를 책으로 보려면 1백여만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인터넷
회원이 되면 36만원에 이 정보를 볼 수 있다.

PC통신의 경우 분당 4백~5백원의 이용료를 내도록 돼 있어 소량씩 이용할
경우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인터넷사이트를 이용하면 훨씬 편하게 경매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여유를 갖고 원하는 정보를 마음껏 찾아보고 비교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태인부동산클럽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부동산 정보도 이 회사의 자랑거리
다.

특히 1백만건의 경매정보는 정보통신부에서 주는 데이터베이스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우수성이 입증됐다.

태인경매정보는 전국의 법원 경매 부동산의 사진, 지번도, 물건 분석 및
권리분석 등 기본정보와 낙찰성공사례 등 부가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태인컨설팅은 이러한 경매정보 수집에 한달에 4천만~6천만원을 들인다.

경매물건의 등기부등본뿐 아니라 감정평가서 집행관조사서 등 경매사건목록
도 열람해 참조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것도 수고스러운 일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20여명의 전담직원을 두고 일부는 다른 업체에 맡기고
있다.

빠르게 갱신되는 아파트시세정보도 태인컨설팅의 자랑.

아파트정보는 전국에 분포돼 있는 13개 지사, 수십여개의 체인점, 1천여개의
모니터업소를 통해 시시각각 집계되고 있다.

모니터업소는 전국 아파트단지별로 1개씩 두고 있는데 여러 부동산중개업소
가운데 엄격히 심사해 선발한다.

진 사장은 "PC통신 인터넷에 제공되는 아파트정보에는 정보제공업체의
연락처가 적혀 있어 모니터업소가 되려고 서로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태인컨설팅은 연간 매출은 25억원.

그 중 60%인 15억원이 PC통신 부동산DB판매 인터넷 등에서 발생한다.

인터넷사이트에서 나오는 매출은 월2천만원 정도로 아직은 적다.

하지만 진 사장은 인터넷쪽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인터넷분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태인컨설팅을 부동산컨설팅회사와
인터넷회사로 분리할 계획이다.

기술개발을 위해 인터넷연구소도 세울 예정이다.

이미 "경매박사"라는 경매통계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진 사장은 오는 11월 부동산경매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경매사이트를 연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김종호 실장은 현재 다른 사이트에서도 부동산
경매를 실시하고 있지만 턱없이 높은 값을 부르는 등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김 실장은 "태인컨설팅이 10여년간의 부동산경매 경험을 살려 적정한 가격을
검증해 주는 등 전문성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송대섭 기자 dsso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