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의 여파가 세계 컴퓨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대만 지진의 여파로 세계 반도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올 4.4분기동안 컴퓨터 생산량이 당초 예상치보다 7%가량 위축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또 가뜩이나 수요가 많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컴퓨터 공급에 차질이
빚게 돼 가격폭등도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미국 휴렛팩커드(HP)는 대만에 위탁생산중인 주문형반도체(ASIC)와 D램,
칩셋 등 일부 컴퓨터 부품공급이 지연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컴퓨터에 들어가는 64메가 D램의 가격이 지진후 개당 4-5달러씩 오르면서
생산 비용도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HP는 지진으로 인한 전체 피해액은 발표하지 않았다.

컴퓨터용 반도체 생산업체인 미 인텔도 대만의 반도체업체인 램버스로부터
고속메모리칩을 공급받아 "820칩셋"을 생산하려 했으나 지진후 생산라인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따라 인텔로부터 칩셋을 받아 신 제품을 만들려던 HP와 델, 컴팩 등도
신제품 시판시기를 연달아 연기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로인해 월가의 증시 분석가들이 벌써부터
델컴퓨터나 컴팩 게이트웨어2000 등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내 PC 메이커들도 대만산 반도체와 액정패널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마쓰시타 전기는 대만 액정메이커인 유니팩을 통해 이달초부터 액정패널의
현지 위탁생산하기로 했으나 지진으로 계획을 연기했다.

대만내 PC업체들의 경우 생산라인은 70-80%가량 복구됐으나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컴팩과 델컴퓨터에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중인
대만 마이텍인터내셔널과 컴펠인터내셔널의 주가는 2일 하루동안 가격제한폭
인 3.5%까지 곤두박질쳤다.

대만최대 컴퓨터업체인 에이서도 지진여파와 최고경영자의 입원사실이
악재로 작용, 이날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등 대만 컴퓨터업체들의 지진 후유증
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