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시작에 불과한 인터넷 혁명의 항로엔 뜨는 별도 많고 지는 해도
무수하다.

인류의 미래라고 일컬어지는 인터넷 경제의 앞날을 짊어지고 있는 인사들은
누구일까.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잡지인 인더스트리 스탠다드는 최근 미국의 언론계,
금융계, 광고계 등 각 분야에서 인터넷 경제를 이끌어 가는 "거목" 21명을
선정했다.

"가장 영향력있는 사상가"(thinker)로는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이
선정됐다.

시기적절한 금리정책을 펼쳐 미국 경제를 유례없는 안정성장의 반석에
올려놓은 그는 70대란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가 보유한 권위와 함께 펼치는 정책 하나하나가 인터넷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좌지우지할 힘을 가지고 있는 점이 감안됐다.

"가장 혁신적인 전자상거래업체 경영자" 타이틀(유통업 부문)에서는
제프리 베조스 아마존(세계 최대 인터넷서점)회장이 인터넷 경매회사 e베이의
피에르 오미디아르 회장을 제쳤다.

아무도 성공할 거라 믿지 않았지만 "무서울 정도로" 헌신적인 고객서비스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업계를 평정한 베조스 회장은 이미 잘 알려진 "청년 갑부"
다.

그는 "아직은 투자기간"이라며 당장 흑자를 보는데 연연하지 않고 경매와
음반 시장 등에 계속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업 대 기업(business to business) 부문에서는 존 챔버스 시스코 시스템즈
사장이 가장 혁신적인 인물로 뽑혔다.

인터넷 마케팅 부문에선 아메리카 온라인(AOL)의 최고영업책임자(COO)
밥 피트먼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피트먼은 지난 96년 입사한 이후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을 위주로 한
마케팅을 통해 가입자수를 배이상 늘리고 경비는 절반이하로 절감하는데
성공,AOL을 세계 인터넷서비스 시장의 맹주로 만드는데 큰 몫을 했다.

"가장 파워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 자리는 유명 벤처캐피털회사
클라이너퍼킨스 코필드&바이어의 주요주주인 존 도어가 차지했다.

실리콘밸리에서 그는 "투자의 귀재"로 꼽힌다.

지난해 AOL이 네트스케이프를 인수할 때나 @HOME이 익사이트를 매입할 때
처럼 굵직굵직한 거래뒤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올해 초 영업을 시작한 사이버 약국 드러그스토어(drugstore.com) 역시
도어와 아마존의 튼튼한 자금줄이 뒷받침된 것이다.

언론계에선 톰 로저스 프리미디어 회장(전 NBC 사장)이 뽑혔다.

로저스 회장은 아직 44살밖에 안됐지만 인터넷 업계에서는 "장로"로 불리는
인물.

그는 인터넷이 자리잡기도 전에 "인터넷 도사"로 통했다.

또 케이블이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케이블 사업에 대한 책을 내기도 했다.

일찌감치 정보통신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힌 셈이다.

20대에 이미 케이블 방송 역사의 한획을 긋는 연방법안을 마련하는데 일조를
했고 NBC사장시절엔 CNET과 제휴를 맺고 전자상거래(ValueVision)와 디지털
TV(TiVo)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장 힘있는 자문가"로 선정된 벌컨 벤처의 빌 사보이 사장도 눈길을 끈다.

마이크소프트(MS)의 공동창립자이자 올해 세계 4위 갑부자리에 오른
폴 앨런의 투자자문을 맡고 있는 그는 미국내에서 수백억 달러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유일한 자산 운용가로 통한다.

"가장 영향력있는 투자가"에는 단연 "인터넷 업계의 제왕" 빌 게이츠가
선정됐다.

금융계의 "최고 파워맨"과 인터넷관련 증권 애널리스트 자리엔 골드만 삭스
의 매니징 디렉터 브래드 코에닉과 모건 스탠리의 메리 미커가 올랐다.

또 워싱턴 정계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책담당자로는 법무부 소속
반트러스트법 담당인 조엘 클라인 변호사가 뽑혔다.

그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케하는 정부와 MS와의 반트러스트 소송을
맡아 선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로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카라 스위셔, 비미국인
으로는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각각 선두자리에 올랐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 >


[ 각 분야별 거물 21인 ]

<> 미디어 : 톰 로저스(프리미디어 회장)
<> 사상가 : 앨런 그린스펀(FRB 회장)
<> 전자상거래 : 제프리 베조스(아마존 CEO)
<> 투자 :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 자문(자산 운용) : 빌 사보이(벌컨 벤처 사장)
<> 벤처캐피털 : 존 도어(클라이너퍼킨스 코필드&바이어 주요주주)
<> 저널리스트 : 카라 스위셔(월스트리트 저널)
<> 인터넷 광고 : Multi-agency Creative팀(e-bis광고 담당) (IBM)
<> 증권 애널리스트 : 메리 미커(모건 스탠리)
<> 대기업 경영 : 마이클 암스트롱(AT&T 회장)
<> 기업 대 기업 전자상거래 : 존 챔버스(시스코 시스템스 사장)
<> 해외경영자 :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 인터넷마케팅 : 밥 피트먼(아메리카 온라인(AOL) 최고 영업책임자)
<> 인프라 구축 : 조 나치오(퀘스트 커뮤니케이션 회장)
<> 뉴비즈니스 전략 : 제이 워커(프라이스 라인 창립자)
<> 정책 책임자 : 조엘 클라인(반트러스트 담당자.MS소송)
<> 금융투자(은행업계) : 브래드 코에닉(골드만 삭스 매니징 디렉터)
<> 소프트웨어 개발 : 빌 조이(선마이크로 시스템스 수석 과학자)
<> 하드웨어 개발 : 데이유 고토(소니 아트 디렉터)
<> 성공적인 인터넷업체 창업 : 제프 아놀드(웹MD 창립자)
<> 인터넷 표준개발 : 팀 버너스리(월드와이드웹(www) 컨소시엄 디렉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