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일시적으로 심신을 이완시켜주는 면이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담배를 피면 번조증을 일으킨다.

번조증이란 마음이 왠지 편치 않고 팔다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 심신불안
증세를 말한다.

이 번조증은 담화가 원인인 경우가 있다.

담화는 묽은 가래가 나오게 하거나 반대로 몹시 끈적한 가래를 만든다.

이런 증상을 치료치 않고 그대로 놔두면 음혈까지 부족해진다.

이를 고치려면 당연히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동시에 담음을 없애면서 음혈을 보충해 주면 더욱 좋다.

여성에게 출산후 나타나는 번조증은 체내에 남아 있는 어혈(혈액순환이
안돼 뭉친 탁한 피)이 가슴을 압박하기 때문에 생긴다.

가슴에서 답답함을 동반한 열감을 느끼며 찌르는 듯한 통증도 자주
나타난다.

심장을 검사해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

심리적인 것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어혈을 제거하면서 부족한 영혈(영양분이
충만한 좋은 피)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증상은 좋아질 수 없다.

어혈로 인한 번조증의 증상은 많다.

월경할때 검은 색의 덩어리가 섞여 나온다.

또 대변이 검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어혈은 혀밑을 보고도 알 수 있다.

혀끝을 위로 올려서 입천장에 대면 혀 밑부분의 정맥을 볼 수 있다.

어혈증이 있는 사람은 정맥이 매우 푸르스름하게 보인다.

어혈로 인한 번조증은 반드시 출산 이후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며 또한
여성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과다한 흡연으로 가슴이나 옆구리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면서
번조증이 나타난다면 담화와 어혈이 겹친 경우다.

물론 단순한 담화나 어혈로 인한 경우보다 치료기간 역시 길다.

요즘같이 인스턴트식품이 범람하고 회식이 잦아져 식생활 자체가 불규칙
해지고 과식 과음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는 담음이 많이 생겨 번조증이
고질화될수 있다.

따라서 번조증이 나타나는 사람은 담음이나 어혈을 유발하는 환경 생활습관
심리상태에 놓여 있지 않은지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