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는 하나로, 재해는 절반으로"

범국민적인 건설재해 추방 캠페인이 시작됐다.

10월 한달을 "건설재해 추방의 달"로 정한 한국경제신문과 노동부는 4일
부터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대규모 건설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건설현장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하반기 들어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그동안 줄어들었던 건설현장의
안전사고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행사는 특히 과거 관주도로 현장을 조사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노.사.정 대표가 자율적으로 점검반을 구성해 내실있는 점검을 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건설재해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건설공사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들의 협력이 긴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여기엔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함으로써 "신노사문화" 창달에 도움을
주려는 뜻도 들어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LG빌리지 건설현장에서 첫 합동
점검이 실시됐다.

합동 점검반은 공사장 구석구석을 돌며 위험요소를 꼼꼼하게 살폈다.

이날 합동점검을 위해 김상남 노동부 차관, 조순문 산업안전공단 이사장,
장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 이광남 한국노총 부위원장 등이 오랜만에 흰색
작업모를 쓰고 현장을 누볐다.

LG건설의 공사현장 인근에서 건설공사를 지휘하고 있는 현장소장 20여명도
점검반에 가세했다.

점검반은 각종 안전난간대 설치 및 유지관리, 추락방지 조치 여부, 낙하물
방지망 설치 유무, 누천차단기 작동상태, 작업장 정리정돈 실태 등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리프트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직접 리프트를
타고 작업장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건설안전 체험교육도 있었다.

LG건설은 공사장에 입구에 별도로 마련한 안전체험교육장에서 낙석 실험과
함께 마네킹을 이용한 안전장비 착용요령 등을 설명했다.

합동 점검반의 실사결과 LG건설 아파트 공사 현장은 "합격판정"을 받았다.

작업장 정리정돈은 물론 각종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가 철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장을 둘러본 김 차관은 "건설 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사업주들이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분야의 경우 근로자의 신분보장이 미흡하고 법적 보호장치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제도개선을 통해 건설근로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합동 점검반의 현장점검이 끝난 뒤 각 건설현장에서 온 현장소장들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사례와 경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각 지방의 건설현장에도 노.사.정 합동 점검반이 투입됐다.

지역별로 산업재해 추방 다짐대회, 근로자 가족초청 안점점검, 재해자 순회
체험강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의정부에서는 (주)부영이 시공하는 남양주 도농부영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안전점검이 이뤄졌다.

인천지역의 노.사.정 대표는 벽산건설의 만수동 아파트 공사현장을
점검했다.

부산지역의 경우 현대건설의 부산 고검 청사 신축현장에 점검반이 투입
됐다.

이밖에 광주 대전 창원 울산 포항 구미 창원 여수 등 전국 90 ro
건설현장에서도 대대적인 안전점검이 이뤄졌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